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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전환은 언제 일어나는가?

쿤은 구 패러다임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이상 현상이 언제 패러다임을 위협하는 것이 되어 패러다임을 위기로 내모는지에 대해 일반적인 법칙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내 생각에 이는 경제학적인 문제가 아닌가 한다.

normal science의 구간에서 패러다임이 하는 일은 퀴즈 재생산이며, 과학 활동은 그 퀴즈를 기존 패러다임에 부합하게 풀어서 답을 내는 것이고, 퀴즈를 해결했다는 것이 연구자의 가치 추구의 성과가 된다.
현 지배 패러다임이 퀴즈 재생산을 제공하는 능력이 약해지면
연구자의 가치 추구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이에 연구자들이 새로운 수익원에 눈을 돌리게 될 때 구 패러다임의 위기 상황이 도래한다.
미래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신규 패러다임을 발견하면
설령 그것이 현재의 모든 문제를 다 설명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단지 구 패러다임 대비 더 나은 지속적 미래 수익이 기대되기만 하면 흡인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과거 사례와 비교해보면,
뉴턴의 역학은 (달의 공전주기 계산, 공기 중 음파의 속도 계산, 천왕성의 궤도 계산등에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한세기 동안 끌고 갔지만
이때에도 패러다임은 위기에 빠지지 않았다.
이유는 그 기간에도 뉴턴 패러다임은 퀴즈 재생산을 할 수 있었고
학자들은 성과를 발표할 수 있었으며 학계는 정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이 설명할 수 없는 사례가 존재하는 것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이상 현상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사실처럼 무시되거나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취급받는지,
아니면 패러다임을 위기에 빠트리는 반증 사례가 되는지는
그 이상 현상이 퀴즈 재생산을 막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퀴즈 재생산을 할 수 없고 연구자들이 성과를 낼 수 없을 때에 패러다임은 위기에 빠진다.
지배 패러다임이 안정기일때엔 옳은 이론이라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이는 마찬가지로 경제학적 선택이 될 것이다.
(현실 모델로는 현직장이 안정적이면 굳이 이직을 고려하지 않는 직장인들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의 세부 심리도 이들의 심리와 동일 선상에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치는 과거 성과가 아니라 미래 수익에 의해 영향력을 발휘한다.
패러다임 전환에 있어서도 구 패러다임이 퀴즈 재생산을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서
연구자들이 가치 추구의 미래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 느낄 때 위기에 빠지고,
신 패러다임의 미래 수익성이 흡인력이 되어 연구자들의 선택을 유도한다.



* 가치 추구의 미래 수익성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이러한 관점은,
사춘기 방황끝에 선택하게 되는 인생관의 경우나
부조리는 어떻게 고쳐지는가에 대한 고찰에도 응용할 수 있다.

학문 패러다임에 있어서는 연구자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진리 탐구이고 이 가치 추구의 성과는 패러다임이 제시하는 퀴즈 해결을 통해 얻어진다.
그리고 이를 추구하는 데에 있어 더 나은 미래 수익성이 기대되는 패러다임이 선택의 흡입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방황기의 인생관 선택은 추구하는 가치가 단일하지 않다.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까지도 방황의 요소가 된다.
그리고 자기가 추구할 가치를 정하고 나면 그것을 기준으로하여 그 가치를 추구하는데에 더 나은 미래 수익이 기대되는 인생관이 흡입력을 발휘하게 된다.

부조리는 어떻게 고쳐지는가? 어떻게 부조리는 개선된 방법론으로 전환되는가? 이 또한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추구 가치의 미래 수익성이 새로운 방법론을 선택하게 하는 흡입력이 된다.
현재의 역학관계가 자연히 부조리함을 개선하고 방향을 전환시킬 상태라면 문제는 없다.
문제는 현재의 역학관계가 부조리함에 머무르게 만드는 경우다.
이 경우란 도덕적으로는 옳고, 더 효율적이기는 한데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다른 가치의 측면에서 흡입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될 것이다.
구성원들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이전 세대가 늙어죽어야 교체되는 정도로 잘 바뀌지 않는다.
부조리한 방법론을 위기 상황으로 내몰기 위해선 무엇이 '옳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는 역학관계를 바꿀 수 없다.
옳음을 강조하는 것으로써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바꾸게 만들 수 없으므로 이 경우엔 구성원들간의 투쟁이 필요해진다.
투쟁으로 부조리를 해결하는 시도는 실패하기 마련이라고 할 때,
해당 부조리로 인해 구성원들이 원하는 가치추구를 수행하는 것이 가로막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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