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을 살 때엔 그게 어떤 조건하에서 어떤 특성을 보일지에 대한 기대가 있다. 조건을 예상하고 대응책을 매입한다. 조건 예상이 어긋날 수도 있겠지. 그런데 실제로는 조건 예상이 맞아도 금융상품 자체가 그 기대를 배신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대체로 뭔가 묘수를 내고, 묘수에 발목 잡힌다.
2022년 하락장이 시작하기 전에 더 작은 하락, 즉 안전을 표방하는 자산배분 상품 rpar, swan으로 하락을 준비했었다. qqq 60%, rpar & swan 40%. 그런데 실제로는 하락은 전혀 작지 않았고 상승만 작았다. 지난 주식 하락장에서 채권의 안전에 대한 특성이 기대를 배신한 결과다.
qqq보다 나을 것 없는 하락을 맞은 후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너무 늦게 전에 다 팔고(22년 5월에 매도) 지수 레버리지를 분할 매수로 올린 게 다행이었지 막연한 믿음으로 인내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면 큰 피해가 있었을 거다.
여기 데이고 나서 안전자산을 믿지 않기로 했다. 안전자산의 대표축인 채권이 기대를 배신할 수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전에 대해서만 이런 것이 아니다. 배당이건 레버리지건 자산배분이건 안전자산이건 좋다고 얘기되는 대부분의 금융상품과 자산들이 뭔가 좋은 효과가 있는 묘수를 내고 묘수가 과최적화로 동작해서 미래에는 기대를 배신하곤 한다.
지금 사고 있는 schd도 이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낮은 하락폭? 배당성장을 합치면 spy를 따라잡는 성과?
schd가 갖는 특성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제대로 동작한다는 기대를 너무 믿으면 안된다.
사업의 라이프 사이클상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을 골라서 배당 성장을 추구한다는 전략은 타당해 보이나
그 추려내는 로직이 앞으로도 잘 동작하는가 자체가 큰 이슈 거리이고(잼투리 유투브에서 룰에 의한 솎아내기를 통해 spy보다 초과수익을 내더라고 설명하는 부분이 있던데 지속적 초과수익이 그렇게 쉽게 나온다면 의심부터 해볼 일이다), 동작해도 앞으로 버텨내야 할 파도가 이 기업군에 특히 불리한 것이 올 가능성도 별로 낮지 않다. 코로나 때는 schd -33%날 때 qqq는 -22%였다.
아주 종종 기대를 배신하기 마련이다.
기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자본 시장의 성장률 그 자체는 어쩔 수 없이 유지 되어야 한다는 것, 그것도 무슨 변고가 없는 한 일정한 성장률의 폭 안에서 오른다는 기대뿐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가 가동하기 위해서는, 즉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은.) 여기에 spy 대신 qqq를 선택한 시점에서 특정한 기대치에 한 발짝은 더 배팅을 건 셈이다.
이대로 진행하면 qqq:schd가 4:1정도가 될 것 같다. schd 비중을 이보다 더 가져가지는 않는 게 좋겠다.
더 많은 안전을 원한다면 유휴현금을 늘려 두는 편이 더 낫다. 노후 배당을 원한다면 spy에 전부 넣는 게 더 낫다.
결국 다가올 하락장에서 only spy 대비 조금 더 나은 성과를 얻고자 하는 기대인 셈인 바, 과욕을 부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