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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부모를 기준으로 성장한다.

나를 베낀 아이를 키우게 된다는 건 오묘하다.

내가 윽박지르기 잘하고 우기는 스타일이면 자식이 윽박지르기 잘하고 우기는 스타일로 자란다.
나이든 나는 윽박지르기 잘하는 자라나는 자식을 상대로 억지 우김을 당하는 꼴을 당하거나
혹은 더 세게 윽박질러 자식조차도 이기거나 하게 된다.
더 세게 윽박질러 자식을 찍어눌러 버리면 내 분신인 내 자식이 찍어눌린 상처받은 아이로 자라게 된다.
이겨도 지고 져도 진다. 

내 비틀린 구석을 내가 인정 안하면 내 자식이 비틀린 구석을 베껴서 자란다.
자식이 내 비틀림을 극복해 버리면 자식이 나를 등진다.
자식 조차도 내 비틀린 구석이 옳은 거라고 승복시켜 버리면 (가령 속물성을 완전히 전수시켜 버리면)
자식이 비틀린 사람이 되어 나랑 똑같이 비틀린 작자를 결혼하겠다고 데려온다. 
이겨도 지고 져도 진다.

자식은 말로 속일 수 없는 거울, 혹은 고집으로 눈가릴 수 없는 부메랑 같다.
내가 틀렸다면, 말로 속여도, 고집으로 우겨도, 어리석어서 자기가 잘못임을 모르는 경우까지도,
내 가치관의 비틀림을 그대로 승계한 자식을 낳아 
타인이면서도 자신과 같은 '자식'이라는 입장에 그 비틀림을 둔 채로 평생을 겪음으로서 업보를 치뤄야 하는 관계가 된다.

내가 옳다면 백만명이 우겨도 내 옳음이 자식에게 나타난다.
내가 틀리다면 백만명을 속여도 그 틀림을 물려받은 자식과 부대껴야 한다.
사람이 자식을 낳아 키운다는 건 오묘하다.
업보라는 의미에서.

+ 이것은 보편적으로 적용될 회의감이며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이 안도를 얻었다.
자식은 나의 업보이고 거울이지만
배우자는 자식에 앞서 만나게 되는 나의 업보이자 거울이다.
또한 자식에게 있어서는 나 이외에 참조하게 될 또 한명의 1차 레퍼런스다.
나의 거울이라는 면에서나 
자식이 보고 배울 사람이라는 면에서나 
우리 아이는 우리 부인을 닮을 것이다.
그렇다면 안심이다. 

내가 안도를 얻은 방식은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으로도 참조할 여지가 있다. 
누구나 아이를 얻기 전에 배우자를 얻고
그 배우자는 자기의 성품,행동,선택,지혜와 무지를 반영하는 업보이자 거울이니까.
다만 이 개인적 안도를 다른 사람의 경우에 적용하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불우한 성장 배경은 악조건이긴 하지만 악조건을 극복하고 훌륭한 자식이 자라나는 일도 왕왕 있다.
자식이 부모의 거울이라는건 부모입장에서 반성할 때에나 의미있는 말이며 
부모가 훌륭치 못하니 거울인 그 자식도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면, 이는 명백히 틀리다.
마찬가지로 배우자가 그의 거울이라는 것 역시 자기 반성할 때 의미있는 말임을 오인해서는 안된다. 
각자 괜찮은 사람 둘이 만나서도 이별은 언제나 일어나는 일이며
요즘 이혼부부 드물지 않은 판에, 이혼을 낙인으로 삼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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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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