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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되면 자주 안만나던 사람들을 특별히 만난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근황을 주고 받는다.

근황을 주고 받는다는게
누군가의 생활이 누군가에겐 부러움이 되는 거라서 자칫하면 자랑 주고받기가 된다.
특히 남들보다 잘나가는 것을 과시하는 데에서 기쁨을 찾는 타입의 사람이 섞여들면 더욱 그렇다.
누군가의 비교우위의 기쁨거리로 소비된 사람이거나
스스로 비교열등감에 자학하는 사람은 타인의 약점을 찾아서 만회하려고 한다.
그게 걱정질이다.

누구는 이런게 걱정, 누구는 저런게 걱정. 말이 걱정이고 사실은 약점찾기.
여기에 시달린 사람들은 생각한다.
"친척들 평소 자주 만나는 사람도 아닌데 꼭 만나야 해?"
"내 약점이라고 걱정질하는 그거 약점 아니라고. 난 결혼안해도 행복하고 딩크여도 행복하다"
"내 취직문제, 내 이혼문제 도와주지도 않을거면서 왜 물어보고 그러냐? 오지랖 떨지마라"

하지만 이런 불만들이 해법을 주지는 않는다.
평소 자주 보는 사람만 만나고 근황 주고 받을 사이의 사람은 다 끊어버리겠다고 하면
자기 과거 다 끊는 사람, 친하다가도 조금만 멀어지면 관계 완전 끊어버리는 매정한 사람이 된다.
(걱정질은 명절 친척의 특징이 아니라 근황 교환하는 정도의 사이 사람들간의 특징이라서 친척만 끊어버리면 된다고 할 게 아니다. 어르신들 동창회 하면 자랑거리 없으면 입을 못 연다.)
남이야 어찌 살든 '오지랖 떨지 말고' 근황 물어보지 않으면 해결된다. 그런데 근황 안 물어보면 만나서 신나게 떠들고 헤어졌는데도 이 친구가 요즘 직업이 뭔지를 모르는 상황이 생긴다. 만난 장소의 숙연한 분위기상 근황을 안 물어본 적이 있는데 만나고 헤어졌는데 근황 모르면 이것도 되게 어색하다.
근황만 물어보고 더 안캐물으면 되지 않느냐고?
근황에 대해 입 떼는 순간 자랑할 사람은 다 자랑하고
"아...'"하는 반응 한 오라기만 봐도 기분 나쁜 사람은 다 기분 나쁘다.

요는 비교우위에서 기쁨을 찾는 부류의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다.
열등감에서 비롯된 자학이나 남 약점찾기도 비교우위의 기쁨에 익숙한 사람이 품은 그림자다.
'내가 더 잘났다'는 맛이 인생의 낙인 사람들이 낙이 없으니 억지로라도 찾는 셈.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먼저 자기가 그런 사람이 아닌지 돌아보는 거다.

'나는 남들 다 자랑질 하고 있을때 혼자 잠자코 있어도 움추러들지 않을 사람인가.'
내가 당하면 악한거고 내가 기분 좋은 건 좋은거라고 하는 건 되게 인간적인 실수이지만
상황 좋을 때 자존심 세우는 맛에 살던 사람이 상황 안 좋으면 역으로 당하는 것도 필연적인 결과다.
나는 내 행복을 비교 우위에서 찾으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자랑거리가 있는 사람이 나를 자랑하고 높여서 비교우위의 즐거움을 챙기면
자랑거리가 없는 사람은 남의 약점을 파내고 깎아내려서 비교우위의 즐거움을 챙긴다.
누구나 약점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그 약점을 끌어안고도 살만한 삶인가 괴로운 삶인가가 있을 뿐
누구도 약점없이 완전한 비교우위 위에 살지 않는다.
그래서 서로 약점 찾기를 하고 나면 불행한 사람들만 남는다.
느껴봤을 거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일에도 '걱정'하면서 내 약점을 찾는 대화로 번지는 것을.

자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칭찬하되 부러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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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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