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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2ChlqbYHSg

자녀의 성과 자체보다 성취감 느끼고 재미있어서 스스로 잘하고 싶음 마음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부모가 자랑스러워 하는 표현을 많이 해야겠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내가 어릴때 바둑을 배웠었는데 나이에 비해 꽤 했다. 아버지 지도 방향이 잘 두는 바둑을 하도록 정답 달달 외우고 문제풀고 공부하듯 하도록 시켰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바둑의 재미를 모르게 되었고 후엔 그만둬서 다 잊어버리게 되었다. 결국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은 바둑을 재미있게 계속 한 사람인 것이다. 처음에는 단기 성과가 약했겠지만 좋아해서 계속하다보면 경쟁자는 그만 두게 되고 남은 사람이 잘하게 된다. 단기에 성과를 내려고 닥달하다가 싫어하게 되면 장기 성과를 잃게 된다.
둘째 아이와 놀기 위해 체스를 둘 때 이를 의식적으로 적용해 봤다. 아이가 처음엔 체스를 제멋대로 뒀다. 나는 어느 것이 정답인지 가르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이기면 재미 없어서 그만둘 것 같아서 난이도 조절해 가며 물러주고 져주며 상대해주기만 했다. 그러자 아이는 혼자 두기도 하는 등으로 체스 연습에 집중했고 얼마뒤엔 몇 수 앞을 내다보더니 어른인 나를 이기기에 이르렀다. 나중엔 어린애가 실력이 늘어나는 게 너무 빠르다는 느낌도 들었다. 아이가 잘 못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답답한 마음이 들기 때문에 이럴 땐 이렇게 두는 게 정답이라고 알려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알려주기 시작하면 알려줘도 여전히 잘 못하는 걸 보고 답답해서 엄하게 대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아마 아이는 체스를 재미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보드게임이든 PC게임이든 게임엔 늘 잘하는 길과 재미있는 길이 있고 잘하는 데에 집착하면 재미를 잃게 된다. 바둑 체스는 게임인데도 지도 방향에 따라 잘 두는 법 훈련하면 재미를 못 느낄 수 있다. 하물며 공부는 어떻겠는가. 외부에서 닥달하는 것이 단기 성과에는 유리하더라도 장기로 성과를 내려면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스스로 내야만 한다.
그런데 유념해야 할 것은 인생은 길어서 크게 보면 단기성과에 속하는 것들 투성이라는 것이다. 가령 길게 보면 입시도 단기 성과다. 내가 학벌 덕을 여전히 보고 있지만서도 추월 당해본 경험도 많다. 단기 성과에 과도하게 집착한 결과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스스로 내는 것을 해치게 되면 입시 이후 공부를 계속할 흥미를 잃고 장기 성과에 손해를 본다.
나이든 분들이 교육에 대해 관점이 변하는 것은 들어보면 다들 길게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면 꼭 그때 잘하지 않아도 나중에 더 잘 살 수 있다.

공부엔 때가 있다는 말마따나 시기에 따라 가중치를 얻는 단기 성과들이 있다. 둘째 체스는 같이 놀기 위해 한 것이다 보니 잘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서 조바심치지 않기가 쉬웠다. 하지만 아이들 공부에 대해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교육제도는 갈수록 잘못 되어서 아이가 도저히 스스로 할 수 없을 입시의 전략을 요구한다. 전략의 틀에 맞춰 최적화하는 경쟁을 하게 될 때 부모는 가만히 지켜볼 여유를 갖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잘 못하고 자꾸 틀릴 때 숙제 하기 싫어서 난리칠 때 당장 숙제를 하는 것 보다 스스로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도록 성취를 칭찬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의 조바심이 악영향을 미치다 보니 첫째는 잘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들을 엄청 잘한다. 그림그리기 영상편집하기 만들기 캐릭터아트... 별로 잘하기를 기대하지 않아서 오히려 꾸며 놓은 걸 보며 잘한다고 칭찬하기 쉬웠다 보니 공부 아닌 것만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정답을 알려주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스스로 들도록
칭찬과 인정을 주는 것이 핵심임을 다시 기억해야겠다.

영상속 돌돌콩과 비슷한 시기에 나도 이직 결정되었고 향후 1~2년 나를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러기 위한 노력을 즐겁게 지속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이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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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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