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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쟁점은 다양하지.
가령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뭐가 옳으냐 하는 것도 많은 표가 왔다갔다하는 정치적 쟁점이고
미국을 대하는 태도, 일본/중국을 대하는 태도 등의 외교적 자세라든지
민주주의 절차적 이슈도 그렇지. 자세히 따지자면 무지무지 다양하다.
그 수많은 쟁점중에서 여러분에게 가장 관심 있고 중대한 이슈는 뭐야?

내 경우엔 '이게 제일 중요한데 아무도 전면으로 끄집어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쟁점이 있어.
바로 투자소득과 근로소득간의 형평성 문제야.

모든 성과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지. 투자와 노력. 
한류 열풍은 누가 만든 걸까- 이수만 같은 소속사 사장?
구하라랑 한승연 같은 일선 아이돌?
합작품이지. 
일선 현직자의 재능 열정 인내 노동이 성공을 빚어낸 것인 동시에 
될성부른 나무에 투자한 투자자의 작품이기도 하지. 
그럼 성공의 과실은 누가 가져가는게 맞을까?
이건 항상 갈등의 소지가 있는 문제야. 카라 멤버가 먹어야 하느냐 소속사 사장이 먹어야 하느냐의 트러블은 생각 이상으로 본질적인 갈등이란 얘기야.

언젠가부터 세계가 '투자자 win'을 외치고 있어.
공산주의가 몰락하니까 자본주의가 노브레이크로 막장까지 치닫는건지 뭔지.
투자와 노동이 합작해서 성과를 만든다는 말은 
투자소득과 근로소득은 같은 파이를 나눠먹는 상충 관계라는 의미이기도 해서
투자소득이 대우 받으면 근로소득자는 자연스럽게 쪼들리게 되지.
그 결과 투자소득은 세금도 잘 안떼는 반면
근로소득의 가치는 이미  땅에 떨어졌어. 
가장 높은 수준의 근로소득자는 페이 받는 전문직 종사자인 셈인데 
요즘 치과의사 페이닥터 월급이 400만원 안팍이야. 
예과 본과 6년에 인턴 레지던트 6년을 더 훈련 받은 전문의 월급이 천만원 안팍이고.
다른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돈을 많이 버는 걸로 유명한 근로소득자의 월급이 이 정도라는 얘기는
의사 월급이 너무 적다는게 아니라, 다른 근로 소득자들은 더 적다는 얘기야. 
(우리가 아는 월 억씩 돈 팍팍 잘버는 의사는 좀 다른 얘기야. 의료계는 법인 소유자를 의사로 한정시켜서 비 의사가 의사로부터 돈을 뽑아먹지 못하게 막고 있지. 똑똑해라...)

이 문제는 우리에겐 88만원 세대라는 말로 알려져 있지.
투자 소득이 중시받고나니 투자 없이 새로 사회에 진입하는 신규 세대는 이젠 근로 소득으로는 먹고 살 수 없어. 그로 인해 물려 받은게 없으면 평생 노비 팔자가 정해졌다는 얘기가 88만원 세대라는 단어의 의미지.

이 문제에 대해 조용한 건 우리나라 뿐인것 같아.
미국만 해도 핫이슈지. 투자소득세를 왕창 물어야 한다는 워렌 버핏이며
중산층이 싹 무너졌다고 시위하는 미국인들은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걸 점차 강하게 느끼고 있는걸거야. 투자소득이냐, 근로소득이냐.
한국에서 이 문제를 거론 하는 사람은 안철수가 유일하지 않나? 다른 정치가들은 이 문제 거론 안하던데. (아. 안철수는 정치가가 아니구나. 정치가 중에는 없네.)

근래 재산 500억 이상은 상속세도 안 물겠다는 법이 거론 됐다며? 
오너의 상속 문제 때문에 기업이 휘청하는 일을 없애주겠다는 의도겠지.
비지니스 프렌들리가 그거잖아. 세계와 경쟁하려면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주장.
그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미명하에 성과의 파이는 점점 더 투자자 win, 근로자 일하세요...가 되어가고 있는게 근래 한국의 모습이잖아.

거대 자본 투자자에게 힘을 몰아줘서 세계와 경쟁을 통해 파이를 키우자는 주장도 나름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그 부작용이 심각한 터에 이 쟁점에 문제의식을 갖고 정치 경제권 전체에서 무게있는 의견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지금처럼 입 다물고 있으면 큰일이라고.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진보와 보수는 모호하기 짝이 없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명백하지. 
난 근로소득이 지금보다 훨씬 더 중시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해.


덧> 투자소득이 높으면 소유 집중은 가속되고 투자소득이 낮으면 소유 집중은 약해진다. 만약 투자 소득이 0이라면 소유는 뿔뿔이 흩어져버릴거다. 
즉 투자소득과 근로소득의 배분을 조절한다는 건 소유 집중으로 가는 속도를 조정하는 의미를 갖게 된다. 투자소득의 조정 정도에 따라 가속 감속 역행.
빈익빈부익부 양극화는 세계적 추세인데, 이건 분명히 투자소득이 전 세계적으로 어느 선을 넘었기 때문이 주 원인일거다. 
소유권에 직접 제약을 가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대신 이익을 벌어들이는 양을 조절한다면 장력이 깨진 물방울처럼 스스로 크기가 조정될 것이다. 따라서 이게 소유 집중 문제의 실현 가능한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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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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