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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체: 의식의 탄생

잡담 2023. 11. 27. 13:59

https://m.comic.naver.com/webtoon/detail?titleId=791256&no=95&week=mon&listSortOrder=DESC&listPage=1
생명은 자기에게 어떤 변경이 일어났는지 패치의 내용도 모르고 세대마다 기억이 없어져서 의식의 발생에 대한 기억을 역추적 할 수 없다. 그런데 기계가 자기 수정으로 의식의 자연발생을 이루면 패치 히스토리와 의식의 발생에 대한 기억이 있다는 뜻이므로 역추적해서 어느 패치가 의식을 발생시키는지 알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즉 의식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궁극적인 단서가 된다.
기계가 자연발생으로 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 외계인 입장에서도 예상치 못할 사건이라는 설정이라면, 저 기계는 너무 굉장한 단서라서 외계인 입장에서도 절대 망가지면 안되는 중요한 개체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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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보상

잡담 2023. 10. 17. 20:34

사람은 사회적 보상을 추구한다.
그 이유는 '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 책에서 추론하는 것처럼 학습된 2차적 보상(돈을 먹을 수는 없지만 돈으로 먹을 것을 살 수 있음을 학습해서 보상으로 인식하고 탐닉하는 것처럼 부모를 비롯한 타인을 통해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음을 학습해서 보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기 때문일수도 있고
오랑우탄은 단독 생활을 하고 침팬지는 무리 생활을 하는 것처럼 유전자에 새겨진 습성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사람은 사회적 보상 또한 중요하게 추구해서
타인의 관심과 호응을 보상으로 갈구한다.

쥐에게 먹이 버튼과 쾌락 전기 자극 버튼을 주면 쥐가
먹이 버튼 대신 전기 자극 버튼만 누르다 굶어죽는다고 한다. SNS나 커뮤니티는 가짜 사회 보상으로서 중독성을 갖는다.
게임에서 경험치가 숫자로 나오니까 현실보다 인내심을 갖고 레벨업 노가다를 하는 효과가 나는 것처럼
타인의 '좋아요'와 호응이 실제 사회보다 정량적인 숫자로 나타나는 것이 사회적 보상을 자극하여 중독성을 갖는다.

사람들은 그 보상을 위해 어느 정도의 행동까지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또래 집단 친구들 혹은 커뮤니티 사회의 좋아요 받기에 사력을 다해서 현실을 희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자기 직업에 위기를 감수하면서까지 커뮤니티에 인증을 올리는 등 예시는 많다.
아마 인간관계론에서 강조하는 존중받고 싶은 욕구도 타인의 좋아요를 받고 싶은 사회적욕구일 것이다.

사회적 보상이 크게 작용한다는 걸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주는 것 없으면서도 보상을 줄 수 있다.
아이가 공부할 때 꼭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옆에서 같이 책보고 있더라도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해 '좋아요'를 주는 것은 보상이 된다.
아이가 또래 친구들만을 그 '좋아요'의 수급처로 두게 될 때엔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것이다.

보상을 적정선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돈도 음식도 호응도
그 보상에 너무 굶주리면 걸신 들린 나머지 다른 것을 신경쓰지 못한다. 인간관계론에서 말하듯 질식상태에 빠진 사람은 공기만 주면 다른 생각을 못한다. 반대로 모든 보상은 너무 잘해주면 문제가 되니까, 너무 풍족하게 제공해도 역치 높아지는 악영향 받는다.
사회적 보상이 중요한 보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적정선에 대해서는 맞춰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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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리 재밌는 영화는 아니지만

다른 차원의 내가 영웅으로 살아도 그 영웅이 지금 내 삶을 동경할거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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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78mmuHwxwt0?si=Yp2K6W7OoFSkh-IM

잠은 충분히 길게. 하루 6~8시간 수면.

식사는 아침 안먹고 점심 12~1시 저녁 6~7시
공복 첫끼에 혈당 급격히 오를 류의 식품을 피한다. 뭘 먹는지는 가리지 않으나 당이 급히 오르면 인슐린 저항성 생겨서 혈당 관리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둔화되기 쉬우므로 첫끼 당분만은 피한다. 즉 첫끼에 과일이나 주스나 빵에 쨈 등 단순당, 정제탄수화물 먹지 말것. 계란은 좋을 듯.

출출함이 느껴지다가 안먹으면 사라지곤 하는데 이 느낌을 중시한다. 아마도 노화세포 자가포식으로 에너지 보급하기 때문에 이 느낌이 드는 것이다. 오류난 세포를 지우는 과정이다. 이 느낌이 들도록 한다.

물을 하루 종일 마신다. 음식의 수분양을 모르니 리터로 환산하는 건 안 맞고 오줌 색이 맑아질 정도 전까지 마시는게 최적이다. 투명해질 정도면 전해질이 과하게 묽어지는 거라 나쁘다.
허기관리와 더해서 물배 채우는 걸수도.

운동을 해야 공복기 출출한 느낌이 들게 만들기 유리하다.
무릎 연골 관리는 체중 가볍게 유지하고 평지를 걷고 계단은 피한다.
목 자세 관리에 신경쓴다. 머리가 목뼈위에 얹히도록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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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잡담 2023. 8. 14. 22:36

곽백수 웹툰 파견체를 하루만에 봤다.
외계인이 있다면 지구 지성체의 특이점을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기술 발달 추세를 볼 때 지적 생명체는 금새 특이점을 맞이할 것 같다. AI가 발달해서 기존 탄소생명체를 대체하는 규소생명체가 되거나 노화 치료가 발달해서 사람이 안 죽거나.
1.신경회로로 구현된 것을 다른 회로로 구현할 수 없을 리 없다. 뇌신경회로에서 자의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모르는 상태더라도 구조 모사하다 보면 발생할 지도 모른다. 인간보다 압도적인 지성체가 탄생하고 나면 장기적으로는, 장기적이라고 해봐야 우주관점에선 찰나의 시간 후엔 주류가 대체될 것이다. 석학들 사이에서 유치원생이 무슨 존재감이 있겠는가. 역량치가 낮은 인간이 멸종해서 없어지는 것인지 천국같은 뒷방 요양원에 모셔지는 것인지는 당사자 입장에선 큰 차이지만 외부에서 볼 땐 차이 없다.
2.사람이 늙어죽지 않게 되면 그건 이미 사람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질 것이다. 다치면 죽을 수도 있지만 영생을 사는 그리스 로마 다신교의 신 정도의 존재는 되겠지. 사고방식도 사회구조도 모탈과 이모탈은 아예 달라질 것이다.

지적 생명체로서 인류의 역사래봐야 7만년 정도다. 우주가 138억년 지구가 46억년 공룡이 2억년 버텼는데 지적 생명체가 나오고 고작 7만년이라는 찰나의 시간만에 특이점에 거의 도달했다. 이제 잠깐 후엔 지구의 지성체는 '모탈인 탄소생명체'를 벗어난다. 인지혁명 이후 특이점까지의 시간이 짧으니, 다시 말해서 지성체가 행성 표면에서 늙어죽는 생명체로 존재하는 시간 자체가 짧으니 어느 시점에 접할 수 있는 외계인은 확률적으로 틀림없이 특이점 이후다. (또한 우주탐사 시작하고 백년 안에 특이점 근접이니 우주에서 만날 수 있는 외계인은 100% 특이점 이후다.) 이모탈이거나 규소생명체(소재가 뭐든 암튼 인공지능)거나 둘 다일 것이다.
따라서 지구에 지금 외계인이 있다면 그들은 특이점 후의 지성체다. 그리고 특이점 후의 지성체 입장에서 지구인은 차세대 지성체의 모태다. 특이점 후의 지성체는 특이점 이전의 모탈인 탄소생명체와 관계를 맺을 동기가 없다. 그들은 새로운 지성체의 출산을 기다리며 숨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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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빅뉴스 세개를 봤다.
AI, 노화역전, 상온상압초전도체.
올 한해에.
여기에 미국이 외계인 시체 보관중이라는 국회 청문회도 있었네.
대단한 한해다.

상온상압초전도체는 어림 없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응력으로 고압을 대체한다는 아이디어로 혼합해서 구워서 한국에서 아주 쬐금 만든 모양이고 미국에서 시뮬레이션 해보고 '될 수도 있겠다'해서 양산 가능한 수율을 낼 개선방안을 찾는 중인듯. 중국도 뛰어들고. 허구가 아닐 수도 있겠다.
어쩌면 외계인 시체 조차도 허구가 아닐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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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커버: 어디에도

잡담 2023. 7. 7. 19:14

https://www.youtube.com/watch?v=TDEqKZNMRHU

'사람이 무슨 기계처럼 달려'라고 하는 것처럼
사람이 무슨 기계처럼 노래한다고 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아직 본격적인 시대가 오지 않았는데도 심지어 전문가도 아닌 취미로 이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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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악담

잡담 2023. 6. 4. 19:26

다니엘이 인어공주 노래하는 걸 아이들에게 들려줬다.
"정말 많아, 하지만 이걸론 부족해"라는 장면에서 초1 아들이 "왜?"라고 물어봤다. 왜 인어공주는 만족하지 못할까? 인어공주의 불만족은 부모 보호를 벗어나 자립을 갈구하면서도 미숙한 나이대인 사춘기에게만 당연하다.

인어공주는 사고뭉치다.
응석받이 막내 공주가 가족 고마운 줄 모르고 남자 쫓아 가출해서 돌아갈 수 없는 신체적 변화까지 입었는데 그 남자가 외면하고 딴 여자랑 결혼하는 비극은 마녀의 마법이 없어도 자연스럽다.
애니판에서는 인질 잡혀서 가족에 나라까지 패가망신에 몰아 넣는다. 애리얼은 이 모든 철부지 민폐를 오로지 어리고 귀엽고 예쁘다는 것으로 용서받는 캐릭터다.

인어공주의 동화적 환상은 애리얼이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현실의 사춘기 아이들은 사랑스럽지 않다.
성장 과정상 그럴 때라는 걸 머리로 알아도 사랑하기 쉽지 않은 게 사춘기 아이다.
미숙하면서 자존심 부리고
권리를 주장하되 책임을 감당 못하며
잘하는 것 없이 잘난체 하는 시기.
사랑스럽던 아이는 사춘기부터 밉살맞아진다.
인어공주는 보는 이에게 소녀의 갈망을 이해시킨다는 게 관건이고 그게 애리얼을 특별하게 만든다.

악평이 심해서 극장 가진 않겠지만 리뷰에 나오는 말들을 모아 보면 인어공주 실사판은 PC를 묻히면서 인어공주를 쎈 언니 캐릭터로 만든 걸로 보인다.
왕자 대신 말 몰아보는 장면에서는 전차추격신처럼 질주한다.
마녀를 물리치는 액션 신에서는 인어공주가 늠름하다.
빨간장발머리 대신에 레게머리를 한 것도 인종적인 자존심이 반영된 것처럼 보인다.
노래마저도 원숙하게 잘하는 디바 스타일이다.
인어공주는 민폐짓을 예쁘고 귀엽고 미숙함으로 용서 받는 캐릭터인데 이것 저것 잘한다는 식으로 자존심 부리고 잘난체 하면서 철 없는 민폐 짓거리를 쏟아내면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실사판 인어공주는 극 자체가 실사판 사춘기 반항아 같다.
그 결과 인어공주는 평범한 밉상이 됐다.

다니에리얼 뮤직비디오를 보며 이대로 실사화 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칙칙한 실사 해산물들과 짜증나는 실사 사춘기 쎈척녀가 아닌 다니엘이 노래한 part of your world 같은 인어공주 라면
이제 막 사춘기 초입에서 속썩이는 딸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가 되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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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에리얼

잡담 2023. 5. 23. 21:26

https://www.youtube.com/watch?v=sZEIcNbVhYA

옛날에 봤을 땐 아빠 속 되게 썩이는 딸내미라고만 생각했던 인어공주 이야기가 어른의 세계를 동경하는 사춘기 소녀의 호기심과 갈망 이야기였단 걸 다니엘 노래 들으며 처음 알았다.
소녀는 바깥 세상, 춤추는 연인, 사랑에 호기심을 갖고 동경한다. 어른의 세계는 더 나이들기 전까진 위험하다고 아빠에게 혼나서 좌절하고, 그곳에서는 자기 마음을 이해받고 자유로워질 거라고 기대한다.
다리는 양수 같은 유년기 세상에서 벗어나 어른 세상에서 거닐 수 있게 해주는 징표이고 왕자는 사랑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도 사랑이라는 걸 한다는 호기심과 동경 그 자체다.
인어공주가 원래 비극이라는 기억에 안네의 일기처럼 못다핀 갈망을 보는 안타까움도 겹쳐 보인다.
보고 나니 왠지 딸내미한테 다정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https://youtu.be/O4bzu8Ec9Us

왕자 구한 후 먼발치 바위 뒤에서 떠나는 왕자 지켜보면서 부르는 노래. 인간 세상 동경하던 Wish I could be part of that world가 왕자를 만나서 part of your world로 바뀌는 건 번역의 한계로 못 살려서 아쉽지만 그럼에도 번안곡이 본체다. 관심없던 인어공주를 관심없던 다니엘이 부르고 나니 둘 다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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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잡담 2023. 4. 11. 10:39

에버랜드를 갔다.
아이들과 아내랑은 처음이었다.
수십년전 기억들이 났다.
간판만 남은 헬리바이크는 국민학생때 아버지랑 탄 적이 있다. 놀이기구 보단 운동기구에 가까운 모노레일 바이크를 힘들게 저어가던 아버지는 회전 구간에서 차체가 레일 밖으로 나가버릴 듯한 풍경에 크게 소리 질렀었다.
22년전에 소개팅한 여자애와 아마존 익스프레스 탔던 기억이 났다.
신입생으로 들어온 똑똑하고 예쁘고 착한 애를 동문 후배 통해 소개받았다. 한두번인가 만나고 둘이 에버랜드에 갔다.
비오는 날이었다.
그 애가 우산 안가져왔다고 해서 내가 가져온 우산 한개를 같이 쓰고 비오는 에버랜드를 거닐었다.
예쁜 애랑 작은 우산 하나 같이 쓰고 꼭 붙어서 다니는 게 좋았다.
어차피 젖은 거 아마존을 탔다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젖었다. 나오는 길에 옷 말리는 대형 선풍기가 있었다. 초여름 경이었는지 춥지는 않았다. 옷 말리는 동안 내 젖은 얼굴을 닦아주려고 그 애가 손수건을 꺼내느라 핸드백을 여는데 안에 접는 우산이 들어 있는 게 보였다. 못본척 했다. 그 애가 "비오는 날도 좋네요"라고 했다. 그린라이트 -그땐 그런 표현 없었지만- 에 기분이 좋았다.
사귐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몇번인가 만나다 깨끗하게 이별했다.
그로부터 한두해 지나 지금 아내를 만났을 땐 여전히 어릴때라 요소요소에서 징징징 지극히 찌질했는데
그 애랑은 지금 돌아봐도 잘 만나다 잘 헤어진 것 같다.
사랑이라서 찌질했고 사랑이 아니라서 깔끔했지만 그렇더라도 풋풋한 시절의 기억은 좋다.
수십년 만에 온 에버랜드에서 어린 시절 그린라이트가 깜빡깜빡 들어왔던 그 썸이 기억났다.

아이들 노는 동안 줄 밖에서 아내와 있는데
아내가 아이들이 커가는 게 너무 아쉽다며 셋째 갖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과거에 가 있던 마음이 그 말에 미래로 롤러코스터를 탔다가 급히 현재로 돌아왔다. 셋째는 힘들것 같아. 롤러코스터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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