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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식하고 있는 사람의 행불행이란 개략 이런 형태다.
사람은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어느 환경이든 거기 적응하면서도 무엇에 이끌릴지 민감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에 대응해서 외부 상황은 +10000~-10000 큰 값의 변화가 가능하나
그걸 측정하는 측정기는 눈금이 20개 밖에 없는 측정기를 생각해보자.
측정 배율을 조정해서 눈금 20에 20000 만큼의 변화를 다 담으려 하면 너무 둔감해진다. 이러면 0과 990을 구분을 못해서 아무것도 안한다.
그래서 변화 측정을 민감하게 하면 이번엔 조금 큰 양수값이 입력되면 금새 측정 상한에 걸리고 음수값이 입력되면 금새 측정 하한에 걸린다. 이러면 환경에 따라서는 항상 상한에 걸려 있거나 항상 하한에 걸려 있어서 구분이 안된다.
그래서 이 측정 가능한 윈도우는 측정 환경이 바뀌면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할 목적으로 바이어스가 조정된다.
주로 입력되는 값이 5000 근방에서 변화하면 5000을 중앙값으로, -5000 근방에서 변화하면 그 값을 중앙값으로 영점이 변경된다.
사람이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해 살아가면서도 민감도를 잃지 않고 필요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는 범위로 측정 윈도우를 영점 조정 하는 것이다.
발화 가능한 감각 신경 세포수가 유한하므로 측정 가능한 눈금수는 한정적인 계측기를 가지고 넓은 범위를 측정하기 위해서
강한 자극을 받으면 각 신경이 발화되는 수용체 수가 줄어들고 둔감해진다. 자극이 너무 약하면 수용체 수가 늘어나고 민감해진다.
그래서 행복감은 불행의 민감도를 높이고
불행감은 행복의 민감도를 높인다.
행복도 불행도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을 수용체가 받아들여서 느끼는데 그 받아들이는 정도가 금방 영점 조정되어 버린다. 그러면 행복도 불행도 금새 익숙해져버린다.

하한선은 감각 외적으로도 절대적인 의미가 있다. 외부 상황이 너무 안좋으면 생존이 깨져서 죽어버리니까.
그런데 상한은 제아무리 대단한 걸 입력해도 끝없이 올라가며 익숙해져 버려서 절대적이지 않은 감각으로서의 의미만 있다.

외부에서 행불행의 자극을 입력하는 것을 외재적,
내부에서 수용하는 정도를 의도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을 내재적이라고 하자.
측정기의 비유에서는 영점보다 높은 양수값을 입력함으로써 눈금을 끌어올리는 것이 외재적이고
측정윈도우를 낮추어서 눈금을 올리는 것이 내재적이다.
즐거운 것을 취하는 것은 외재적이고
습관적으로 무심코 놓치고 있던 좋은 것에 집중하거나 마음 고쳐 먹고 좋게 생각하거나 절제하는 것은 내재적이다.
높은 양수값 입력에 즉시 영점 조절되는 것처럼 외재적 재화에 의한 기쁨은 즉각적으로 흐려진다.
모든 기쁨은 마약 주입과 본질적으로 똑같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행동 방침은 이렇다.
돈으로 생존을 사고 행복은 스스로 찾는다.
돈은 외재적 재화의 상징이다.
돈과 인기는 대표적인 2차적 보상으로서 외재적인 기쁜 자극을 입력할 수 있다. 그러나 외재적 재화를 통한 입력이 얼마나 높든 익숙해지는 반응은 즉각적으로 시작된다.
행복은 스스로 찾는다는 것은 내재적인 조정을 통해 현재 주어진 일상적 감각을 기쁨이 되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
내재적 조정을 통해서 집 현관 복도의 서늘한 공기나 가로수 늘어선 소공원 길가에 파란 하늘이 관광지 대자연 풍광보다 근사해 보이는 것도 가능하다.
받아들이는 나의 기분이 안좋으면 어떤 풍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기 마련인 것처럼.
고통은 외재적 재화로 줄일 수 있다. 생존 확보를 위해선 외재적 재화가 필수적이고, 고통이 생존에 문제가 될 것들에 대한 경보 신호라고 볼 때 외재적 재화로 고통을 소거하는 것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조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때 소요되는 외재적 재화의 양은 흔히 행복을 사기 위해 필요로 하는 외재적 재화의 양에 비해 상당히 작다.
돈만이 아니라 또다른 외재적 재화인 인기도,
인간관계로는 고독감의 고통을 줄일만큼만 의존하고
행복은 내재적인 조정을 통해 찾는다.
현재 생각하는 행동지침, 말하자면 황금률이다.
이렇게 살면 결국 겉보기엔 꽤 금욕적인 것처럼 보이는 삶이 될 것이다. 실제론 딱히 참는 것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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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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