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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인 사람은 권위만 포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수평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선 인내가 필요하다.

수평관계에서 사람들끼리 부데끼다보면 마찰로 인한 일종의 가해를 주고 받기 마련이다.

이런 종류의 부주의한 가해는 수평관계에서는 피치 못할 일이고, 

따라서 자기가 피해를 당하는 것을 인내할 수 없으면 수평적인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할 수 없다.

자기가 받은 상처를 화내는 쪽으로 되갚으면 성격이 더러운 사람이 되고 

자기가 받은 상처로 인해 관계를 멀리하는 쪽을 택하면 꽁하는 사람이 될 뿐이다. 

수평적인 관계를 위해선 상처를 받더라도 마음에 두지 않아야 한다. 일종의 인내가 필요하다.


권위주의에 반발하여 싸우던 사람들은 이런 점을 놓치기 쉽다. 

수직관계에서의 위엄을 포기하는 것이 수평적인 사람이 되는 길이라는 것만 생각한 나머지 

자기가 받은 피해를 소화시켜버리는 것이 수평관계의 핵심이라는 점을 알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관계가 수직이냐 수평이냐 보다도 중요한 것은 관계가 안정적으로 원만할 수 있느냐다.

너무 수직적이어서 불만이 쌓이는 관계도 수평적이지만 수시로 버럭하거나 꽁하는 관계도 파탄이 나기는 매한가지다.

안정적이고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는 위엄과 인내 사이에서의 균형이 필요하다.

위엄은 타인으로 하여금 그 사람에게 만큼은 부데끼는 것을 주의하게 만든다. 

차가 비상등을 켜서 충돌 위험을 줄이는 것처럼 위엄은 자기의 인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수평관계가 어느 정도 선인지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 되어준다.

권위주의에 대한 반발로 자기 인내의 한계보다 우선하여 위엄을 포기해 버리면 경보 없이 충돌하는 일만 늘어나서 관계가 원만할 수 없다.


위엄을 갖추기 위해선 말을 너무 많이 해서는 안된다.

내가 하는 말이 옳을 확률이 높아야 타인이 내 의견에 반대하기가 어려워지고 그만큼 위엄을 지킬 수 있다.

열마디 해서 여섯번 맞는 것보다 두마디 해서 두마디 다 완전히 옳을 때가 위엄이 살고,

확실하고 중요한 것만 말할수록 위엄이 산다.

아랫사람과 정말 수평적으로 부데끼고도 불쾌해하지 않을 만큼의 인내가 없이 권위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다면서 말만 많아지면 관계가 불안해져서 결과적으로 성질 더럽고 주책맞은 사람이 될 뿐이다. 


나는 천성적으로 화를 내기 쉽고, 그렇다면 내가 수평적인 관계를 갖겠다고 위엄을 포기하는 것은 관계를 파탄으로 이끄는 길이 된다. 

(난 이걸 느끼면서부터 성질 더러움이 밖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이젠 착하다.)

따라서 나는 아랫사람, 특히 우리 아이에게 위엄을 지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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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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