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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대학생때 선배형이 커피 사주고 자기는 오렌지주스 마시길래 물어봤다. "형은 왜 커피 안마셔요?"
"내 나이가 수명이랑 만나면 늙어 죽는건데
수명이 계속 늘어나니까 수명 곡선이 1년에 1보다 빠르게 올라가면 내 나이랑 수명 곡선이 만나지 않지. 그럼 안죽겠지?
평균 수명 곡선을 두번 미분해서 그런 날이 언제쯤 올까 예측해 봤더니 내가 죽기 전에 올 가능성이 간당간당해. 버텨볼라구."

이 책의 주제가 이거다. 버텨볼라구.
책의 초반 20%정도는 노화의 근본 원인 및 해법을 설명한다.

몸의 어느 세포나 DNA는 동일하다.
동일한 DNA를 가지고도 어떤 세포는 피부세포로 분화하고 어떤 세포는 신장세포로 분화한다.
이를 컨트롤하는 후성유전체의 단백질이 있는데 해당 단백질이 염색체를 코팅해서 이 세포에서 염색체의 어떤 부분이 on되고 어떤 부분이 off될지를 calibration한다.
그런데 이 단백질은 다른 기능도 한다. 염색체가 끊어졌을 때 손상된 염색체 사슬을 복구하는 기능을 한다.
마치 민방위 재난복구군 처럼 평소엔 생업에 종사하다가 재난이 나면 생업을 두고 이동하여 재난을 복구하고 돌아온다.
이 이동 - 복구 - 원래 자리로 재이동하는 과정이 많이 반복되다 보면 실수가 발생한다. on 시켜야 할 곳이 off 되고 반대도 발생해서 세포가 기능 이상을 일으킨다. 모근 세포가 생성하는 털에 색소가 안 생성되어 흰색이 된다든지.
염색체 발현 및 염색체 복구를 하는 그 단백질이 염색체 손상을 복구하고 돌아올 때에 다른데 떨어져 있던 염색체의 끊어진 자투리 성분들에 착각해서 들러 붙는 바람에 원래 자리로 돌아오기에 실패하는 일이 있다. 세포가 자주 손상되고 오래될수록 자투리 염색체 성분이 세포에 쌓이고 이로 인해 제자리로 돌아오기가 혼란을 일으키기 쉬워져서 세포가 늙는다.
이 현상은 쥐에게 자투리 염색체 성분을 주입하면 늙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고 반대로 쥐에게 해당 후성유전체 단백질을 주입하면 젊어지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민방위가 길을 잃어서 복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면 민방위를 넉넉하게 주입해 놓으면 본업 자리를 뜨지 않고 재해복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이게 노화와 노화 역전의 기본 원리다.
쥐에서는 성공했다는데, 후생 유전체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를 특정 먹이에 대해 더 많이 생산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유전자 조작해서 실험한 것 같다.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유전병 치료하듯 바이러스에 유전자 조작을 심어서 주입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 기존 유전자에서 생성을 활발하게 하도록 하는 알약이 될 수도 있다는 정도로 예상한다고 한다.

나머지 80%는 이미 잘 알려진 장수 비법들을 자잘하게 설명한다. 운동하면 좋다. 야채가 몸에 좋다. 소식하면 좋다.
즉 '그 날이 올 때까지 이걸로 버텨라.'

2018년 중국에서 에이즈 안 걸리는 유전자 편집 아이를 만들었다. 저자는 자기도 인간 유전자 편집 너무 하고 싶은데 못하는 터라 2천년대 감성으로 절대 금기를 범했으니 이제 매드사이언티스트로 몰리고 큰일이 나겠군 했는데 2018년에는 사람들이 많이 무뎌져서 한 3일 지나니까 인터넷 기사에서 밀려서 사라지더랜다.
그래서 요는 '거의 다 왔다'.
바이러스에 영생 공장 실어서 감염시켜서 유전자 편집해도 사람들이 그러려니 하는 시대가 올테니 그때까지 운동하고 야채먹고 영양제 챙겨먹으며 버텨보라.

책 종반에는 '사회보장제도가 무너지겠지. 빈부 양극화가 심해지겠지. 많은 문제가 일어나겠지. 어떻게 되겠지. 옛날엔 뭐 문제 없었냐.'가 담겨있다.

1위 부자 제프 베이조스가 노화 역전 연구소를 만들었다. 순서가 나까지 오는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조만간 특이점이 오긴 올 것 같다.
애완동물의 수명을 늘려주는 사업으로 부작용 확인하는 동물 실험을 겸해 사업이 가능할 것이고 그를 통해 자금과 안정성을 수급하면서 사람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을테지.
나도 버텨볼란다.


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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