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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간사회는 자본주의라는 공법위에 지어져서 인류 공조가 동작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성장율 위에 존재한다. 성장율이 없으면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신용이 축소되어 자본주의는 붕괴한다.
그런데 성장율은 지수 상승이다. 지수상승을 감당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계속해서 성장 속도가 가속되는 지수 상승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거나 노예해방 여성해방 등 숨어 있던 경제 인구를 끌어내서 지수적으로 늘리거나 하지 아니면 노동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경제의 지수적 상승을 감당하는 주축은 지속적으로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과학 기술이다. 자본주의의 생존은 기술 발전에 달렸다.
지수 상승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 기술은 결국 특이점을 만나게 된다. SF에나 나오던 키워드들이 최근 수시로 뉴스에 거론되고 있다. 이는 지수 증가 속도로 가속된 기술의 발전이 그간 내가 살아온 속도 감각을 추월하는 속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초전도체
핵융합
양자컴퓨터
인공자아
노화역전
이모탈이 머지 않았다.
지수 속도로 가속되는 성장과 빈부격차가 지금 이대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그레이트 리셋'을 말한다. 지속 불가능하니 기존의 질서가 무너졌다가 새로 시작해서 지금 같은 과정을 다시 밟지 않겠느냐는 거다. 난 그 반대쪽에서 기술에 의한 생산성의 가속 끝에 인간이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는 특이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특이점을 통과하면 관찰 대기하던 외계인이 나타날 것이다.
지구에 지성체 등장후 10만년 이내,
문명의 시작 후 만년 이내,
우주 탐사 시작 후 백년 이내인 우주 역사상 찰나의 시간 만에 인공지능 혹은 노화역전으로 지성체가 더 이상 그냥 인간이 아니게 되는 특이점의 징조가 조금씩 보인다. 천년쯤 더 걸린다 해도 대세엔 차이가 없으므로 138억년 우주의 역사를 놓고 볼 때 만날 수 있는 지성체는 확률상 반드시 특이점 이후의 존재다.
또한 지성체 특이점 vs 유인 성간 여행의 난이도를 비교해 보면 백년쯤 사는 생물이 수십~수만 광년 거리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웜홀이나 아광속 이동이 필요한데 이게 인공지능이나 노화역전 보다도 멀다. 항성/은하간 여행은 지성체가 이모탈이 되는 것보다 테크 레벨이 높은 것 같다.
따라서 만날 수 있는 외계인은 이모탈이라고 볼 때 그들 기준 더 큰 규모의 협력 확장을 위해선 지구 문명이 특이점을 통과할 때까지 대기하며 관찰하는 것이 개연성 있다. 여전히 '생존과 번식'을 최대동기로 하는 특이점 이전의 인간은 '인간은 고래보다 가볍다'만큼이나 명확하게 종의 한계를 넘지 못하기에 특이점 너머 지성체의 협력 대상으로는 부족하다.
지구 식물의 역사는 30억년은 되므로 지성체가 생명탐사를 했다면 이미 옛날에 와서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자기네 기준으로 판단하여 특이점에 도달할 가망이 없는 2억년 묵은 공룡을 멸종시켰다는 SF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특이점을 지났을 때에 외계인이 등장할 것이다.
세포에서 우주사회까지 통합의 연쇄가 이어질 것이다.

어쩌면 허황된 이 이야기는 세상을 더 재밌는 곳으로 만든다. 살아봤자 그저 그뿐인 곳일수도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꿈꾸고 싶은 것도 별로 없는 곳이 될 수도 있는 이 세상이 한없이 꿈꾸기에 충분할 만큼 넓은 곳이 된다.

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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