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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 노트/사회관1 부조리연구'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1.06.07 시스템 버그 13
  2. 2011.05.16 집중된 힘에 의한 인간 착취
어떤 조직이 있다.
그 조직에 병렬적인 두개의 팀이 있는데
한 팀은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다들 칼퇴근하고 업무시간내의 업무 강도도 널럴하다.
다른 한 팀은 업무의 성격상 야근이 태반이고 삽질도 많이 해야 한다.
이 경우에 각 팀의 구성원의 업무에 대한 사고방식은 달라진다.
널럴팀은 '업무 범위라는게 있는 거다. 일단 있는 규정은 지켜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빡센팀은 '기본 업무 범위가 있긴 하지만 배타적으로 일하는 것은 잘못이다. 최대한 협력하는게 당연하다.'라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 옳으냐 하면 각자 할 말이 있을 만큼은 타당하다. 양쪽이 다 할 수는 있는 그레이 존의 일을, 업무범위규정상 빡센팀이 감당해야 할 일이긴 한데 바쁘므로 널럴팀에서 맡아주길 바라는 상황이면 당신은 어느 쪽의 주장이 옳다고 할 것인가?

이번엔 상하로 나누어 보면 조직의 상층에 있는 사람은 업무에 따르는 권한도/책임도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도가 강하다. 하층에 있는 사람, 노무자는 내가 한 일의 책임이 나 혼자 질 종류의 것은 아니며 일은 돈벌자고 하는거고 퇴근하면 다 똑같은 아저씨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업무상 직급이 나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약하다.) 역시 어느 쪽이 옳으냐 하면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현장 노동자가 일하다가 실수를 했다면 그 실수의 책임은 실수한 개인이 져야 하는가? 아니면 실수는 일하다보면 자연발생 하는 것이고 회사를 위한 일을 하다가 실수가 발생한 것이니 회사가 막아주어야 하는가?

사회 전체를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사회와 경제에 룰이 있으나 공정한 것만은 아니어서 누구는 가만 앉아서 시스템의 혜택을 보는데 누구는 시스템으로 인해 삶이 고단해진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이 사회의 법/제도/경제에 갖는 존중은 천차만별이다.
시스템에 혜택을 입고 자라온 누군가는 '그것은 불법이다' 라는 말 한마디로 선악을 자를 수 있다.
반대로 시스템에 치이며 살아온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다. 어떤 행동이 불법이기는 하나 그럴 수 밖에 없도록 암묵적 강요를 받아 온 것이라고 생각 할 여지가 있다. 마치 '빡센팀의 업무를 널럴팀에게 떠넘기는 것이 규정위반이기는 하나, <잘못된 일>이라고 잘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고 앞서의 두 예와 마찬가지로 이 또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으로 인해 피로한 사람>을 <시스템의 수혜자>가 상대할 때에 받는 일차적인 느낌은 '자격지심 있는 사람은 상대하기 피곤해'이고 '뭐야 엄연히 룰이 있는데 억지나 부리고 말이 안통하네'이다.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보면 그게 아니다. 그쪽의 입장이 주장하는 바는 시스템의 버그다.
시스템에는 오류가 있고, 시스템 룰을 전명 긍정함으로써 오류의 존재를 부정하면 그 오류가 결국 자기를 친다.

관계 속의 입지는 언제라도 역전될 수 있으며 같은 의미를 '영원한 갑은 없다'는 말로도 표현한다. 이건 내가 갑이 되는 상황에 빌붙어 시스템 오류의 존재를 눈감아 될 일이 아니다. 시스템의 오류는 발견되고 수정되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자기가 갑이 되는 상황에 빌붙기 시작하면, 시스템의 오류를 눈감기 시작하면, 그 사회는 자정능력을 잃고 오류가 극대화되어 완전히 미칠 때까지 추락공포(을이 되는 두려움)의 지배하에 계속 굴러간다. 뭐... 한 북한쯤 되도 굴러가니까 그보다 더 미칠때까진 안 뒤집어지고 안 고쳐진다. 당신 역시 사회 속의 을이다. 시스템의 오류가 자라날수록 고단해지는 사회의 을.

시스템과 그 룰을 신성시 하지 말라. 시스템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시스템을 신성시 하여 무결점의 선으로 존중하는 것도 맹독을 품고 있다. 시스템은 항상 버그를 품고 있고 그 버그를 발견하고 수정하기는 멈춰선 안된다. 그래서 때론 불법조차 보호 받아야 한다. 시스템의 룰을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완하기 위해서다.

함께 굶겨 놓고 니들끼리 시시비비를 가려봐라 하는 게 추락공포가 지배하는 사회의 전형적인 논리. 서로 그 안에서 갑을로 나누어서 눈꼽만한 '갑질'하기에 빌붙어 시스템 오류를 눈감는 입장에 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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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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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수 십년전에도 불량식품 아스께끼였던 스크류바와 죠스바가 여전히 주력상품으로 아이스박스를 매우고 있고, 그 옆에는 둥근 종이 통에 담긴 아이스크림이 있다. 예전에는 가게에서 퍼서 파는 아이스크림에 비해 1/5도 안되는 싼 가격이었는데 요즘은 베스킨라빈스나 비슷한 가격이다.
체리마루는 맛이 변했다. 원가절감을 위해 싸구려 맛이 된 건 체리마루만은 아니다.
언젠가부터 신제품이 잘 나오지 않는다. 1년이면 상상이 현실로 바뀌는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30년전 색소탄 설탕물 아스께끼가 추억의 불량식품이 아니라 아직도 현역이다. 달라진 건 가격뿐이다.

수 십년이 지나고 비교도 안될만큼 잘살게 되었다고 하지만 상당부분은 허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술의 발전으로 재화의 총량이 늘어난 한편에서 대다수 인구의 재화의 상대적 점유량은 비교도 안되게 줄어들어서 풍요한듯하나 오히려 궁핍하다.
50원짜리 후렌치파이에 200원짜리 바나나우유를 간식으로 먹던 사람들이
500원짜리 후렌치파이에 2000원짜리 바나나우유를 간식으로 먹는다고 10배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건 수입이 열배 늘어나야 본전인 숫자 사기일 뿐이다.

힘의 집중으로 인한 극소수의 대다수 착취.
내 눈에 비치는 요즘 세상은 이렇다.
이건 우리나라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따라가는 입장이다.
미국 시민도 요즘 어렵다. 예전에 우리가 알던 '싼 기름값으로 기름 펑펑 써가며 차몰기' 같은 호사도 박탈당했고 의식주 전반이 쪼들려서
911사태 기점으로 세상이 뒤집혔다고 생각하는 박탈감을 안고들 살아간다.

물가는 당연하단듯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물가가 점점 오른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점점 낮아진다는 얘기다. '회사'같은 현물을 보유한 자가 아니라면 앉아서 재산을 빼앗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양극화의 아래쪽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인류는 현물을 자산으로 보유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대다수의 인구는 꾸준히 가난해진다. 대다수의 인구에게서 뜯어낸 부는 자본주의의 조류를 타고 양극화의 위쪽으로 흘러간다. 모르는 새에 가난해진 사람들은 점점 자아를 팔기에 이른다. 재능을 팔고 노력을 팔고 자존심을 팔고 마침내 자발적 노예상태에 이른다.

사람이 쪼들리면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는 군대를 생각해보면 쉽다. 사회에선 줘도 안먹고 버리는 쵸코파이 한개면 군인은 눈이 뒤집혀서 궂은 일을 선착순으로 자원한다. 뺏고 뺏으면 궁핍해진 사람들은 이렇게 자발적인 노예가 된다. 사회에서 멀쩡하던 사람이 군대가서 이렇게 되기까지 한달도 채 걸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극소수의 가진자가 전 인류를 상대로 조금씩 조금씩 쥐어짜고 뺏어와서 마침내는 죽지 않을만큼만 남겨주면 못가진자가 자발적 노예가 된다. 가진자가 '재화를 가졌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못가진 자가 '노예가 될만큼 궁핍하다'는 것에 의의를 갖기 때문에 한쪽에선 다 못써서 남아 썩어도 굶어죽는 다른 쪽에 나눠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가 합리적임을 믿어 추종하는 '자본주의'는 현재 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초코파이 한개에 험한 일을 선착순으로 자원하는 정도의 노예상태와 비교하면 사람들에겐 아직 쥐어짤 기름이 많이 남아 있다. 자본에 의한 비자본의 하향 평준화가 가속되고 있으나 아직은 '조금 잘사는 사람'들도 상당수 남아있다. 이걸 다 잡아먹고 모두를 노예로 만들때까지 자본주의는 멈추지 않을 것임을 편의점 아이스크림을 보면서 느꼈다.

편의점의 아이스크림은 동네 제과점이 효율성이 낮으니 대기업이 과자를 만들어 팔면 경쟁력이 좋아진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 대 제과회사들은 압도적으로 싼 것 치곤 먹을만한 과자를 만들어 팔 수 있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과자가 소규모로 굽던 제품보다 더 고품질이 되는 일은 없다. 그보단 원가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승부를 보게 된다.

자본이 소규모 업종을 잡아먹은게 소비자를 위해 한 일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사이익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절대로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반사 이익이 발생한다면 그 이익마저 자본이 잡아 먹으려 하는게 당연한 결과다. 

분식점에서 2000원이면 사먹을 수 있는 방금 구운 와플 대신에 1500원짜리 '와플' 이라고 이름 붙은 공장제 딱딱한 과자를 사먹게 된다. 한편으로는 고급화 전략으로 12000원 짜리 카페 와플이 수요가 생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굳이 방금 구운 와플을 먹으려면' 12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사장님들이 공장제 과자 먹지 않는다. 공장제 과자는 그야말로 '없는 사람들'(사회 대다수.)용 제품으로 자리잡고 사회는 더욱 이원화 된다.

종국에는 반사이익조차 자본이 다 잡아먹고 공장제 과자의 가격이 고급화 과자의 약간 아래 선까지 오른다. 독점시장하에서 쥐어짤 수 있을 만큼 쥐어짜내는 것이다. 지리적 여건에 따라 최대한 쥐어짜내기 위해선 정찰제는 불리하다. 요즘 아이스크림에는 가격표가 폐지되었다. 같은 공장제 아이스크림이지만 어떤 곳에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퍼주는 아이스크림 정도의 값을 받고, 어떤 곳에선 가격을 할인해서 팔아서 경쟁력을 유지한다. 기술 개발은 필요가 없으면서 돈이 들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줄인다.(안한다고 보면 된다.)

자영업을 잡아먹고, 전문직 같은 아직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직종을 잡아먹어 회사원으로 만드는 스텝을 밟은 후 자본독점을 이루면 이러한 최대한의 착취를 향해 달려나간다.
최대한의 착취는 지금은 아이스크림이지만 훗날에는 모든 물건에 적용할 때까지 자본주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가 불의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시대다. 이건 흡사 신성불가침의 위치다.
자 본주의는 돈을 매개로 지나치게 거대한 힘의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원래는 한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을 소유 관리하려 하면 한계가 생기기 마련인데, 자본은 소유의 상한이 없이 개인이 수조 수백조라도 소유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로써 수백조 소유자의 만원도 만원소유자의 만원만큼이나 철저하게 소유되고 누수없는 초거대 힘의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한 우리안에 너무 센 힘과 약한 힘이 함께 있으면 착취가 일어나는 법. 자본주의에 의해 일어난 거대한 힘의 집중은 극소수가 온 인류를 착취하는 사상초유의 사태도 가능하게 만들것이다.
자본주의는 바빌론 탑이다. 너무 집중된 힘은 대다수 인간을 노예로 만들것이기에 힘을 조각조각 분할시켜야만 하는 바빌론 탑.
힘의 지나친 집중을 막기 위해 자본주의에게는 소유 상한제가 필요하다.
 
(소유권 자체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쟁점은? 으로 이어진다.)

소유상한은 액수로 정의될 수도 있고 전인구 소유 가치나 총생산 합 대비 비율로서 정의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일단 돈가치 하락을 통해 앉아서 현금보유자 전 인구를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조류를 끊을 수 있고 끝없이 몸을 불리려드는 자본독식에 제동을 걸어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고양이 목에 어떻게 방울을 달 것인가.

소유상한은 결국 소유권에 대한 부분적 제한의 한 예시를 의미한다.
작은 돈은 재화이지만 큰 돈은 힘이다.
힘의 집중에 의해 인간 착취가 일어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재화의 소유권은 인정하나 힘의 소유권에는 부분적 제한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유화된 힘에 대한 제지는 명분이 있다.
자본주의의 부조리가 소유권의 권능에 부분 제한을 가하는 수정자본주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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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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