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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때 높으신 분들이 와서 강연하는 강좌가 있었다.
삼성전자 사장님이셨던가... 자본주의 사회의 고랩 찍으신 분께서 오셔서 이런 얘기를 하셨다.

사원은 회사에 있을때에만 회사생각을 한다.
사장은 잠들기 직전까지 회사생각을 한다.
오너는 자는 순간에도 회사생각을 한다.

당시 강연하실때의 말씀은 '그 정도 하니까 오너 자리를 유지한다'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사실은 사실이다. 내 것이 되어 주인의식이 발휘되면 일 앞에 밤낮이 없어지고
반대로 내것이 아니면 어떻게든 농땡이 칠 궁리부터 하게 된다.

사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제일 힘든게 사람 쓰는 거다. 비싼 인건비 주고 일 시켜 놓으면, 내가 하면 금방 해치우고 다른 것 할 것 같은 일을 가지고 부지하세월을 끈다. 단지 시간만이 아니라 일하는 태도 전반에 걸쳐 말 그대로 남의 일 하듯 일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시켜서 일하는 사람의 생산성은 시키는 사람의 눈으로 보기엔 답답하기 그지없다.

바꿔 말하면 이게 이 체제의 현주소다.
근무지에 발목잡혀 시간 때우며 빈둥대는 거래봤자 제대로 작정하고 놀러가는 것에 비하면 논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일텐데도
이 사회의 가히 대부분이라고 할만한 사람들이 최선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상태로
일하면서도 일하지 않고 놀지만 놀지 못한다.

그리고 이 장면에 과거 먼나라 이웃나라에 묘사된 공산주의 사회가 오버랩된다.
모두가 공동 주인인 사회에서 누구도 주인의식을 발휘하지 않아서 다함께 태만해졌다던 만화속 서술은
소수가 주인인 사회에서 다수가 주인의식을 발휘하지 않아서 대체로 태만해졌다는 지금의 묘사와 결과적으로 비슷하다.
주인의식을 개인의 미덕으로 강요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그게 누구나 갖고 싶을 만한 것이었다면 누구나 갖기 위해 욕심을 부렸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인의식을 욕심내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면 그건 사회구조의 문제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기 사업을 하기가 너무 난해해서 고용된 안정성을 달콤하게 여기게 된 사회.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기 가게를 일궈놨더니 높아진 부가가치를 건물주가 지대로서 거둬가는 사회.
그래서 결국 주인의식을 탐내지 않는 편이 기대소득이 높아져버린, 모두가 낮은 생산성으로 빈둥거리는 사회.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제대로 일하지도 못하는 채 허비되는 수 많은 사람들의 낮은 생산성만큼
우리는 모두 가난할 것이고 힘겨울 것이며 또 불행할 것이다.

지나친 분배가 동기부여를 막아서 생산성을 죽였던 사회가 있었다. 지금 그 반대편 끝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세상을 분배받지 못하고 주인의식을 발휘할 동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체제의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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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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