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층을 대상으로 K게임 방식의 영업을 할 것인가
vs
더 보편적인 다수 대중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것인가.
민희진 방시혁 다툼은 이 구도에 들어 맞는 것 같다. 민희진이 유명했던 반박 인터뷰때 일본 거리에 버려진 아이돌 앨범들 쓰레기 되게 만드는 짓 자기는 안한다고 한 걸로 안다. 하이브는 게임계 인사들을 영입했고, 민희진은 '앨범 쓰레기 만드는 방식'을 비난했다. 민희진의 그룹 뉴진스는 대중 인지도는 하이브에서 BTS 다음 가는 최상위권인데 매출은 중위권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고, 하이브의 매출 상위권 그룹들의 매출과 대중 인지도는 거의 따로 논다. 즉 하이브의 전략은 K게임 기업 벤치마킹하여 좁은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최대한 돈을 쓰게 하는 전략이고 민희진의 전략은 더 보편적인 다수 대중을 대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테마 가령 추억 향수의 감정 같은 보편적으로 통하는 테마를 찾아서 넓은 인기를 얻는 전략이다.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영업 vs 다수 대중을 대상으로 영업'
이렇게 쓰면 서로 대등한 방식의 전략 두개에 대한 취향 차이처럼 읽힌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게임 산업은 망했다.
한때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정말 잘나가는 산업이었는데 가차 현질을 주 수입원으로 잡으면서 매니아에게 돈 뽑아 먹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결과 저질화 되어서 망했다.
대중 문화 산업이 자연산 수요를 넓히는 대신 가두리 양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니 이런 결과가 왔다. 매니아의 돈도 돈이라서 당장은 매출 잘 나오는데, 보편적 선호를 등지고 좁은 매니아층 돈 짜내기 하다 보면 컨텐츠가 저질화 되어서 결국 망하더라. 그게 한국 게임이고 일본 아이돌이다.
K pop이 세계로 뻗어나간다고 많이들 말하는데 글쎄. K pop에서 K 게임의 모습이 보인다. 앨범 사면 싸인회 참석권이랑 포토 카드 줘서 매니아 한명이 앨범 여러개 사게 만들기, 버블 유료 채팅권 팔아서 매니아에게 유사 연애 판매하기 처럼 매니아 돈 뽑아먹는 아이디어들로 매출을 높인다.
하이브에 왜 게임업계 인사들이 들어왔고 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짐작이 간다. K게임이 망했듯이 저질 문화로 호구들 돈 뽑아 먹는 비즈니스 설계하러 왔으리라. 그 결과로 '대중적으로는 히트곡이 뭔지도 모르겠는 겉쩌리들이 왠지 매출은 높은' 저질 컨텐츠를 붕어빵처럼 찍어내겠지. 그게 그거인 가챠 게임처럼 질릴때까지.
도박장 바다이야기가 매출 높다고 성공적인 대중문화가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매출은 성공적인 대중문화 컨텐츠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
이 맥락에서 민희진의 항변은 '저질문화 팔아먹기 그만 하자'가 된다.
민희진 vs 하이브 대결구도는 흔히 피프티피프티 사태의 관점에 갇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건 투자된 자본에 대한 신뢰를 배신하는 문제가 아니다. '더 가치 있는 방식으로도 자본 수익을 회수 할 수 있다'는 항변을 묵살시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스타에 현질 가챠 스킬 넣으라는 지시에 "현질 가챠 안 넣어도 좋은 게임이라서 성공할 수 있다"고 항변 했더니 말 안듣는다고 자른 격이다.
보편 대중에게 어필하는 컨셉을 구현하는 민희진의 방식은 대중문화를 발전시키고
'돈쓰는 코어팬층'에게 의존하는 하이브의 방식은 대중문화를 저질로 만들어 망하게 한다.
민희진은 옳고 하이브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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