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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 노트'에 해당되는 글 129건

  1. 2022.12.21 나이들면 재미있는 것이 없다 2
  2. 2022.06.21 현대 경제
  3. 2014.10.07 육아 초안 점검 2 1
  4. 2014.09.25 기다림의 의미 1
  5. 2014.09.22 기본 자세/태도 10
  6. 2014.09.13 재미란 뭘까
  7. 2014.09.11 숙달된 기술, 허를 찌르는 전략 1
  8. 2014.08.29 정치에 대하여 3
  9. 2014.08.14 가르치고 싶은 것 : 패턴 파악 능력 3
  10. 2014.08.01 웹툰 송곳 1

친구들 만나서 나이 드니까 재미있는 것이 없다는 얘기를 했다.
수용체가 말라붙은 것처럼 뭘해도 그다지 재밌지 않다.
재밌는 것은 단지 아이나 아내가 재밌어하면 그걸 보는 게 재밌다.
유전자에 새겨진 특성 같다.
나이들어서도 홀로 재밌을 수 있는 현자는 자손을 낳을 필요가 없어서 대가 끊겨 멸종했고 나이들면 아이 키우기에 홀려있는 바보들의 유전자만 살아남아 우리 조상이 된게다.
그러고 나니 이젠 애키울 때라서 맛있는 걸 내가 먹는 것보다 맛있게 먹는 걸 보는 게 더 맛있다. 여행을 가도 혼자서 구경하는 건 재미없고 가족들 데리고 힘만 들게 다니면서 가족들이 좋아하는 걸 보는 게 좋다.
즐거움을 느끼는 수용체가 아이들에게 이동해 버린 듯한 이 상황에서 두가지 해법을 생각하고 있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내 눈앞에서 멀어지는 것은 지양한다. 나와 함께 기뻐하는 것이 아니고 멀리 어딘가로 떨어지게 되면 즐거움 느낄 수용체 없이 남은 내 삶은 인고의 시간이 될테니까.
기러기건 기숙사건 유학이건 혹은 아이가 친구들과 놀게 아빠는 돈만 내주길 원하는 류의 소원이건 이런 판단을 할 상황은 많이 발생한다.
나이들면 홀로 재미를 느끼기 어려워진다는 건 중요한데 꽤 무시된다.
미혼의 돈 잘버는 후배와 얘기할 땐 결혼을 고려할 이유가 된다.
아이 교육을 위해 장거리 주말부부 하는 고위 공무원인 친구는 객관적으로 그만둘 이유가 없는 직장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낙이 없었다. 주말에만 몇시간씩 운전해가서 힘들게 아이를 만나는 건 즐거울 구석 없는 인고의 삶이 될 것이다. 아이가 아빠에게 알아서 기쁜 모습 보이며 낙을 주면 괜찮겠지만 그럴리가 없으니 지친 아빠가 아이에게 인풋을 넣어야 하는데 주중 근로와 주말 운전으로 지친 상태로는 그것도 잘 안될테니까.

수용체가 나이의 영향으로 무뎌지는 것은 내 내적인 변화이므로 더 즐거운 새 취미를 찾아내기 보다는 운동과 집중으로 수용하는 능력을 단련하면 왠만큼 효과 있을 것이다. 어릴때도 못하던 턱걸이를 나이든 후 운동하면서 할 수 있게 된 경험에서 내가 살아온 과거가 내 최대치가 아니었음을 안다. 과거에 특별히 훈련해서 최대치로 발휘했던 분야가 아닌 이상 지금이라도 단련하면 꽤 큰 효과가 나고 과거를 능가할 수도 있다. 한동안 안듣던 음악 등 문화 컨텐츠에 좀 더 집중해서 감정을 움직여보고 있다.

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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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를 나름대로 이해해 보는 중이다.

2016년 10월 오바마시절 말 옐런 연준의장이 고압경제론을 주장했다. 소비자에게 돈 많이 뿌려서 수요가 만성적으로 초과되면 공급측이 안심하고 생산 확장 투자해서 성장한다는 이론이다. 옐런은 현 바이든 정부 재무장관하고 있는 민주당 인사다. 돈 뿌리기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
그러나 곧 2017년 1월 트럼프가 집권해서 실행할 시간이 없었다. 제대로 실험은 하지 못한채 공화당에게 정권이 넘어갔다. 경제가 크게 성장할 방법을 찾았는데 실행할 시간이 없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실험하지 못한 부국의 지름길을 한국 민주당도 하고 싶었다. 경제 석학 장하성이 문재인에게 첨단 경제 이론을 소개했다. 미국 민주당보다 몇년 앞서 정권을 잡은 한국 민주당은 미국에 앞서 부유해질 기회를 얻었다.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명명했다.

소주성 2년이 지났다. 2019년. 아직 코로나 전이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시중에 늘어난 돈은 자산가격을 올렸고 부자가 된 사람들이 소비를 늘릴 줄 알았으나 자산에 붙는 세금이 올라가자 소비는 줄었다.
2019년 12월 기사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1/2019121103704.html

불로소득주도성장이냐는 비난을 받으며 소주성 실험은 실패했다.
미국은 내수 소비로 지탱되는 경제고 한국은 수출로 지탱되는 경제라서 안먹힌다는 등의 비판이 있었다.
미국 노벨경제학상 학자도 옹호하는 고압경제가 한국에서 실패한 것은 이론이 틀린게 아니라 한국이라서 틀린 거라는 분석이었다.
이 실패는 몇달 후 2020년 팬데믹 달러 살포에 묻혀서 잊혀졌다. 미국은 첨단 경제 실험이 한국에서 실패했다는 걸 주의깊게 봤어야 했다.

장하성은 경제수장에서 물러나 중국 외교쪽으로 좌천되었다. 억울했을 것이다. 미국도 하고 싶어하는 첨단 이론 도입했기로서니 그게 욕먹을 일이냐? 했으리라.
문재인도 억울했을 것이다. 석학들이 최첨단 이론 소개하는데 그럼 안 믿냐?
하여튼 소주성 실험은 실패했으나 정신 차린 사람은 한국에도 미국에도 없었다. 이 맥락은 이재명 최배근의 기본소득으로 이어졌다. 참고로 최배근은 돈을 백배 찍어 뿌리면 백억 부자는 99억을 잃지만 빈자는 조금 잃어서 기회가 생긴다고 주장했다.(2020년 6월 더불어민주당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주최, 국회 전문가 초청 간담회) 소주성 실패에서 배우기엔 한국이 너무 작은 나라였나보다.

2020년 팬데믹. 응급 상황 대응하느라 트럼프가 3조달러 돈 풀었다.
2021년부터 바이든이 나도 내가 뿌리고 싶은데 뿌릴거야 하는 것처럼 3조달러 돈 뿌렸다.
위급상황 초기에 쓴 마약 양만큼을 한숨돌린 후에도 계속 먹였다.

민주당이 하고 싶은 돈 뿌리기는 연준이 제로금리 대출하는 양적완화가 아니다. 대출은 대기업일수록 신용 탄탄해서 저금리로 돈 빌려서 일자리 만들어서 낙수효과 내는 식인데
이건 부자 사업 확장 시켜주는 거라고 민주당은 빅테크 독점방지 규제로 억누르고 싶어한다. 민주당이 하고 싶은 돈뿌리기는 공짜 현찰을 일반 사람들에게 지원금 꽂아주는 재정정책이다. 그래서 역대최대 저축율이 되도록 현찰 지원금을 배포했다. 실업수당이 월급보다 많아서 일 안해가 일어날 정도로.

21년 하반기 코로나 한숨 돌리자 꽂아준 현찰이 '보복소비' 되면서 본격적인 물가상승. 물가상승 나타나면 돈뿌리기 줄이고 거둬들여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의 실험을 위해서는 돈을 더 많이 뿌려야 하는데 물가 상승이 나타나니 방해가 된다.

마침 파월 연준의장 임기가 막바지라 연임이 민주당 바이든 손에 달렸다. 연준의장은 민주당 비위 맞추느라 '인플레는 일시적'이라고 알랑댔다. 물가 기준 넘으면 돈 풀지 말라는 가이드라인 무시하기 위해 '기준 한번 넘었다고 바로 조이는 대신 기간 평균이 넘을 때까지 돈 뿌리자. 평균물가제'로 금리인상 지연했다. 알랑방귀가 통해서 연임 성공했다.

그때까지 이념을 위해 열심히 돈 뿌려 만든 사상 최대의 저축은 수요 폭발로서 물가를 폭발시켰다.
미국은 부동산 가격이 물가에 포함된다. 집값 오르면 주거비 폭등으로 계산된다. 현재 물가 3대 난제가 집값, 석유, 식품인데 석유랑 식품은 러우전쟁 영향이고 남은 건 (즉 코어물가중에선) 집값 비중이 핵심이다.
선진 한국에서 다 실험 해봤건만,
못배운 미국은 자기들은 다를 줄 알고 돈 풀었고...
부동산 폭등했다.
(2020년 맨하탄 부동산 폭락했다. 21년 2월까진 폭락상태였다. 21년 2분기 쯤부터 폭등했던 것 같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민주당은 정의 좋아하고 환경 좋아해서 ESG 좋아한다.
정의 찾느라 흑백논리로 적폐몰이도 좋아한다.
트럼프때 미국이 세계1위 산유국 되지만
환경을 생각해야 하니까 미국 에너지 기업은 적폐.
산유국들이 대체로 민주주의 안한다. 석유 판 돈 국민에게 뿌리고 왕정하고 독재한다. 민주주의 아니니까 산유국들 적폐.
물론 ESG 하더라도 부자면 세금 바쳐야 하는데 말 안들으면 테슬라 적폐. 정의롭게 섹스스캔들 루머 방송으로 응징했다.

현찰 뿌려줘서 수요는 폭발하지, 적폐 에너지 기업들 미래 불안해서 증산에 투자 안하지, 적폐 산유국들 외교 망했지, 유가 폭등하는걸 러시아가 보니까 서방의 약점이 자기 손안에 있다.
전쟁일으켰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혁명으로 친러정부를 엎고 친서방정부가 들어섰다.
우크라이나가 다른 나라에는 존재감이 약한데 러시아에겐 중요하다. 크림반도는 구 소비에트 연방의 유일한 부동항이라서 막히면 안되고 우크라는 산맥 안쪽 러시아로 이어지는 평원의 땅이라 언덕 입구 막기의 요지다.
우크라가 친러정부 깨고 나토 할래요 하는 건 러시아 입장에선 부동항 잃고 본진 언덕 입구 안에 적 멀티가 생기는거다.
러시아가 전쟁나면 원래 후퇴 전문이었다. 싸우면 지는데 열심히 도망치면 모스크바 오기전에 적들이 얼어죽는다. 나폴레옹 히틀러 다 러시아의 후퇴에 졌다. 하지만 그 언덕 입구부터의 긴 보급선 전략은 입구 안쪽 평원의 우크라가 나토에 붙으면 끝장난다. 우크라가 러시아 싫어요 나토 할래요 하고 있으면 러시아는 모스크바가 함락 위협 받아서 공격적이 된다.
누군가는 우크라에게 줄타기를 가르쳤어야 했다.

선진 한국에서 사활을 거는 줄타기를 보고도 못 배워서
전쟁이 났다.
장기화될 전쟁이 아니었다.
미국이 정의의 이름으로 무기 대주기 전까진.

정의의 민주당과 바이든은 적폐 러시아에게 "푸틴을 끌어내리겠다" 직설 공격하고 적폐 응징 나섰다.
민주당은 높은 이상에 비해 지상에서 일은 잘 못했다.
러시아 사상최대 흑자나고 응징은 실패했다.

시간 지나니까 유럽이 파산할 지경이다.
러시아한테 숙이고 들어가서 합의하려고 하는데 러시아도 지금 보니까 겨울까지 버티면 유럽이 얼어 죽기 싫어서 뭐든지 다 내놓고 항복할 것이 보인다.
푸틴은 더 큰 걸 얻어낼 기회를 잡았고 "핵전쟁은 불가피하다"라고 발언했다.

편파적으로 보이겠으나 적어도 이번 위기는 민주당이 이념과다로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한다.
2021 5월경 코로나 숨돌리고 보복소비 일어날 때에 민주당이 이념에 빠져서 돈 뿌리는 걸 멈추기만 했어도 약점 노출 안됐고 러시아 전쟁도 푸틴 핵위협도 안 일어났다. (고압경제 관점에서 보복소비가 일시적인 수요가 아닌 만성적 수요가 될 때까지 달러 살포 하고 싶었을 것이다.)
민주당이 산유국들 적폐 몰이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정의로운 척만 안했어도 물가 상황 달랐다.

한국은 미국보다 더 위기다. 한국은 중국 미국에 물건 팔아서 사는데 미국이 금리인상해서 가처분 소득 줄여 소비를 줄이면 미국 수출 줄어서 한번,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이 한국 수입을 줄여서 두번, 더블로 위축된다. 한국 입지 자체가 레버리지다. 산업 위축 되어 기업들 휘청하는데 미국 금리 인상 키 맞춰야 자본 유출 방어 돼서 경기 부양도 못한다. 그러다보니 미국이 예전에 0.75%금리인상 한번 했을때 여파로 한국은 IMF 맞았다. 0.75% 두번 연속 한 적은 아예 없다. 미국 인플레 극심해서 지금 두번 연속 0.75%올릴 위기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극한 위기 상황이다.

윤석열은 '근본 대책 없다'라고 국민 불안 개의치 않는 너무 솔직한 발언을 했다. 입장은 이럴 것이다. '책임자 교체되어 뚜껑 열어보니 폭탄 터지기 직전이다. 이걸 국민 안심 시킨다고 더 들고 있다가 터지면 책임 독박 쓰고 IMF 김영삼 된다. 한시바삐 상황을 공개하고 책임 분담해야겠다.'

긴축인지 완화인지 애매해 보이는 윤석열 경제는 일본과 비교해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일본은 디플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금리 엔저를 고수하고 있다.
자본 유출이 나지만 일본은 해외 자산 배당이 많아서 버틸 수 있다.
실제 엔화 가치대비 25% 정도 평가 절하되는 쏠림을 감수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의도된 엔저 효과는
수출 대기업과 자산가층은 늘어난 자산과 저축을 갖고
내수 소기업과 비 자산가층은 빈곤해지는 상태를 유발한다.
일본 재무성은 이 효과가 사회 전체적으로는 플러스라는 발언을 반복해서 발표하고 있으나 빈부격차는 커지고 낙수 효과는 의문인 상황이다.

한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어쩔 수 없이 따라가되
일본처럼 수출 기업이 누리는 이익을 챙기는 선에서 균형 잡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플러스 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엔저처럼 크게 치우치는 원저는 감당할 수 없으나 원달러 1300원 육박하는 환율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 같다.
'공급자에 지원할테니, (이 지점에서 국가 전체적인 합은 플러스)
낙수효과 강화되면 좋겠다.' (명분은 그런데 실제로 될지는 실험 단계)
밑으로 다수 소비자에게 돈을 뿌리느냐 위로 소수 대규모 공급자에게 돈을 모으느냐, 말하자면 소주성 정반대 실험일수도 있겠다.
이때 개개인은 버틸 수 있는 자와 없는자 사이에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윤석열 정책이 최선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버틸수 있는 선에서 완화 유지하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긴축보다 플러스이지만 검증되지 않은 낙수효과에 기댄다는 일본 정책을 방향성은 같고 강도는 약하게 한 싱거운 버전이 현재 한국 정책인 것 같은데 그게 최선인지 아닌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결과 나오기 전까진 난 잘 모르겠다.

세계가 자본주의(우) vs 공산주의(좌) 이던 시대엔 미국과 한국은 오른쪽에 속했다.
세계가 민주주의(좌) vs 권위주의(우) 구도인 시대가 되니까 미국과 한국은 세계에서 왼쪽에 속하게 된 것 같다.
왼쪽에 속한 중에서 더 왼쪽으로 간 진보측
왼쪽에 속한 중에서 그나마 오른쪽에 속한 보수측
이렇게 되서 그런지 민주당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지나치게 이념적인 모습을 띄는 것 처럼 보인다.
일론 머스크가 말했던 '나는 원래 왼쪽에 있었는데 왼쪽이 너무 전력으로 왼쪽으로 뛰어서 가만 있던 내가 우측에 속하게 되었다'를 나도 느낀다.


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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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또 일년이 지났다.
다시 초안으로 돌아가서 점검하고 수정해보자.
일단 정리 부터.

>초안
생존 공포 배제 => 직접 해보고 싶어하는 욕구를 해소시켜 준다. => 하고 싶어하는 대로 도와서 제어력을 준다. 스스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 아이의 대표강점을 파악한다. 자기가 그 가치를 추구하는 맛을 보여준다. => 내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르친다. 이를 바탕으로 추구할만한 가치를 발견하여 삶의 의미를 찾도록 한다.

> 아이의 대표 강점 파악 :
-----개발 필요
학구열
통찰력
자기통제력
사회적 지능+대인관계 지능=정서 지능
-----이미 충분
신중함
호연지기
감상력
-----준비 필요
영성

>가르치고 싶은 것 & 하려고 하는 일
-관찰력
-책읽기
-컨텐츠의 내용이나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스토리 리텔링 받기
-아이가 해준 이야기를 통찰해주는 피드백하기
-더 좋아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당장은 참는 훈련하기
-연구 연습하는 모습을 볼 때 칭찬하기
-뭘 하고 싶은지 반복해서 물어보기
-떼쓰지 않고 예쁘게 말할 때에 더 잘 들어주기
-집안일 돕게 하기

가르칠 방법 찾아볼 것 :
-기다리는 능력 가르치기
-다양한 사람 경험하게 하기

향후 준비할 것 :
내 세계관과 가치관을 담은 이야기 만들어 들려주기.
할일, 하고 싶은 일, 살고 싶은 인생계획의 목록 관리하게 하기.

===== 상세

>초안
생존 공포 배제 => 직접 해보고 싶어하는 욕구를 해소시켜 준다. => 하고 싶어하는 대로 도와서 제어력을 준다. 스스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 아이의 대표강점을 파악한다. 자기가 그 가치를 추구하는 맛을 보여준다. => 내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르친다. 이를 바탕으로 추구할만한 가치를 발견하여 삶의 의미를 찾도록 한다.

-----
"내가 할께"가 정말 강해졌다. 자기가 해보다가 안되면 "도와줘"라고 한다. 충족시켜주면 시들해지고 가치추구 단계로 넘어갈 거라는 생각은 과연 맞을 것인가?

> 아이의 대표 강점 파악 : 만 6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다고 하니 지금은 이르지만 일단 준비 차원에서 파악해 본 후 각각 개발하려면 어떤 방침을 취해야 하는지 정리하는 용도로 활용코자 한다.

학구열=지식을 쌓는 데에 기쁨을 느끼는 특성이다.
: 현재 높음. 알때까지 반복 연구 연습하는 행동을 잘 한다. => 연구 연습하는 모습을 볼 때 좀 더 칭찬하는 게 좋겠다.

통찰력
: 내가 가르치고자 하는 패턴파악 능력에 해당. 아직 알 수 없으나 강조 필요.
=> 책읽기,책과 생활에 대한 스토리리텔링 받기,아이가 해준 이야기를 통찰해주는 피드백, 관찰하는 훈련

자기통제력=자기 욕구나 충동을 기다리게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내 감정을 다스려야 할 때와 다이어트나 금연등을 수행할 때 등에 발휘된다.
: 만족지연능력에 해당하며 기다리는 능력의 기초가 되어 중요하다. 아직 알 수 없으나 강조 필요.
=> 더 좋아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약속하고 지금 당장은 참는 훈련을 시킨다.

사회적 지능+대인관계 지능=정서 지능=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이다. 자기 감정을 다스리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며, 사회 적응력이다.
: 아이가 눈치는 엄청 빠른데 사회적응력은 별로 높아보이지 않는다.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나, 자기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다스리는 것도 기다리는 능력의 기초중 하나이므로 의도적으로 개발 필요. => 다양한 사람 경험하게 하기
-----
신중함=위험을 감안하여 눈앞의 충동을 참는 특성이다. 조심성이다.
: 선천적으로 강한 것 같으나 여자애라서 남자애보다 겁이 많고 조심스러운 것 뿐인지도 모른다. =>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의 '이건 위험해' 교육 정도로 충분.

호연지기=고통, 좌절, 타인의 시선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의 저항요소에도 불구하고 자기 의지를 관철하는 특성의 의미로 쓰였다.
: 매우 강하다. 선천적인듯도 하고 현재 수행중인 내 교육 방침이 이미 주관을 강화하는 쪽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이상으로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남의 말도 듣는 쪽을 강조하는 게 필요하다. => 이미 충분.

감상력=음악부터 수학에 이르기까지 미와 경의로움을 감상하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이다.
: 비교적 높은 편. 춤추고 노래하고 그림그리고 등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놀이를 매일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교양 수준을 추구하는 것이지 험난한 예술 전문 진로로 밀어줄 생각은 없다. => 이미 충분.
-----
영성=더 큰 우주의 목적 속에 자기가 속해 있다고 믿고 사명감과 삶의 의미를 느끼는 특성이다.
: 가르치고 싶은 것은 있으나 가르치는 방법이 문제다. 관념적인 상태로는 가르칠 수 없다. 초안 로드맵의 마지막 항목에 해당한다.

아이가 말을 하게 되니까 오히려 관념적인 대화를 할 수 없다는 한계가 명확해졌다.
24개월인 아이는 보고 듣는 것을 학습하여 이미 상당히 주관과 자아가 생기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미 어지간한 대화는 가능하지만 관념적인 대화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가령 기다리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만 두살 아이에게 관념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그 나이의 아이는 이미 주변 어른의 태도로부터 기다림에 대한 태도를 습득한다.
관념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에는 이미 아이의 자아가 형성된 다음이므로
어려서 보고 들은 것에 상반되는 관념을 학습하기엔 이미 어려움이 큰 상태가 될 것이다.
당장은 관념적인 부분은 교육할 수 없으므로, 후에 관념적인 부분이 충돌하지 않을 정도를 타겟으로 하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내가 보이는 게 지금은 최선일 듯하다.

>가르치고 싶은 것 & 하려고 하는 일
-퇴근 후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 나누기. 스토리 리텔링. : 자기 전에 할 줄 알았으나 아이가 나랑 다시 만나게 되는 시점인 퇴근 후에 매일 수행중이다.
-패턴 파악 능력 가르치기 : 책읽기, 책 내용과 생활에 대한 스토리리텔링 받기, 아이가 해준 이야기를 통찰해주는 피드백, 관찰훈련
-만족 지연 능력 : 더 좋아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지금 당장 참는 훈련을 시킨다.
-연구 연습하는 모습을 볼 때 칭찬하기.
어떻게 하는 거야? 그렇게 하는 거야~ 하고 물어보고 칭찬하기.
-뭘 하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도록 반복해서 물어보고 떼쓰지 않을 때에 더 잘 들어주기.
: 울고 떼쓰고 화내기 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의사소통 하도록 하기.
떼쓰면 통한다는 경험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주 양육자가 네명에 이르니 이 점이 쉽지 않다.
어제는 아이가 "뽀로로 보여주세요" 라고 했을 때 안된다고 하니까 "안돼? 어쩌지~"하고 얌전히 그만두기를 여러차례 씩이나 했는데
졸려질 무렵에 한번 더 "뽀로로 보여주세요" 라고 했을 때 마누라가 안된다고 했더니 잉잉 떼를 썼다.
떼쓰니까 마누라가 뽀로로 틀어줬다. 내가 "잉잉 하면 안되지"라고 했더니 아이가 "아냐아냐. 뽀로로 보여줘~ 잉잉! 하는거야" 라고 했다.
떼쓰면 들어주는 경험을 하고 나면 떼쓰는 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강해지겠지.
떼쓸때까지 버티는 것 보다는 떼쓰지 않고 예쁘게 말할 때에 더 잘 들어주는 경험을 쌓아달라고 얘기해두고 있다.
-집안일 돕게 하기 : 정리시키는 것부터 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 경험하게 하기 : 사회성을 기르고 사람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친구들과 만나 부데낄 기회를 찾아봐야겠다.
-기다리는 능력 가르치기 :
중요하긴 하나 기다리는 능력을 가르치는 방법은 좀 더 생각해 봐야할 듯.
'기다린다'는 것은 다음 능력을 통해 중요한 승리기술이 된다. 괄호안은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1.배경에 섞여들어가서 타겟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기 감정 다스리기)
2.배경의 역학 관계를 파악해서(타인의 입장과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
3. 배경의 힘을 이용-힘 들의 방향을 조금씩 조정하고(채널 관리 및 설득), 타이밍을 잡아서(경험 누적) 승리.
-내 세계관과 가치관을 담은 이야기 만들어 들려주기.
-할일, 하고 싶은 일, 살고 싶은 인생계획의 목록 관리하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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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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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썼던 웹툰 송곳 리뷰( http://longlive.tistory.com/m/post/599 )에서 강한 자에게 공격받았을 때 '기다리라'는 조언이 옳다고 썼습니다.
'뭘 기다리라는 거냐' 라는 반박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기다린다'라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봅시다.

세상에 내 적과 나만 있는 게 아닙니다.
나보다 강한 그도 나만 팰 수 없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수많은 사람들을 계속 상대해야 합니다.
내 적 입장에서 가장 좋은 건 자기에게 반대하는 사람을 추려내서 하나씩 끝장내서 치워버리는 겁니다.
강자를 상대로 나도 공격하겠다고 한대 치면
적의 입장에선 주먹 같지도 않은 주먹 웃으며 한대 맞아주고 (13화에 상대방이 잽 맞을때 웃고 있죠?) 때려눕히면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적의 관점에서 보면 수지 맞는 교환이죠. '타격 없는 잽 한대 맞아주고 확실한 적을 청소 및 실력 과시'

그런데 가드 올리고 기다리면 그는 나를 제거하지 않아요. 제거하지 않는게 아니라 제거하지 못해요.
왜냐면 그의 주위에 나같은 사람을 다 제거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제거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기다린다는 것은 첫째로 배경에 섞여들어 은신한다는 효과를 냅니다.

게다가 가드 올리고 버티면서 기다리고 있다 보면, 공격하려고 신경을 집중 할 때엔 '내 적'에게만 꽂혀있던 시선이 그 이외의 주위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됩니다.
주위 사람들의 역학관계가 보이면 그들을 움직일 여지가 생겨납니다.
즉 기다린다는 것은 둘째로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 시야를 넓게 가져서 배경을 이용할 수 있도록 파악한다는 효과를 갖습니다.

여러 사람의 힘을 움직이는 건 내 힘 1, 설령 세배 유능해서 3이라 쳐도 그걸 얹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강한 회사도 전투력 백만짜리 프리더 한명이 있어서 강한 게 아닙니다. 단독자의 힘이란게 사회적인 힘에 비하면 대단한 게 아니다 보니 강한 힘은 결국 단독자의 힘이 아니라 사회적인 힘입니다. 사회적인 힘이란 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안팍의 많은 힘이 이해관계가 잘 맞아 돌아갈 때 강한 힘으로 모이는 거기 때문에 틈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틈이 있는 내면을 모르는 입장에서 보면 '나보다만 강하면 무한대로 강한 것'처럼 느껴져서 자포자기하고 '어떻게 해도 안된다면 그 별거 아닌 잽이라도 날리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솜주먹 날린 후에 그 웃으면서 맞아줄 잽을 두고 '굉장한 한방이었어'라고 부풀려 생각하게 되지만
나보다 강한 적도 무한대로 강한 건 아니고 다 빈틈이 있습니다.
허점이 진짜 하나도 없으면 그야말로 무한대로 강한거게요.

'기다린다'는 것은
1.배경에 섞여들어가서 타겟이 되는 것을 피하고
2.배경의 역학 관계를 파악해서
3. 배경의 힘을 이용해서 적을 쓰러트리기 위한 방법을 뜻합니다.
곰에 맞서 싸워 때려잡지는 못하는 사람도 배경의 나무 틈에 잘 숨고 주위의 산과 돌을 잘 파악해서 이용하면 곰을 잡을 수 있는 것 처럼 말이죠.
이때 3번을 위한 '기다리다'의 또다른 효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타이밍을 맞추는 건 항상 중요합니다.
타이밍을 맞춘다는 건 좋은 시점을 내가 선택한다는 건데, 이것에 유리해지기 위한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순발력을 개발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빠른 쪽으로 확장하는 겁니다.
순발력이 있어서 0.1초부터 선택권이 시작되는 사람은 순발력이 별로라서 5초부터 선택권이 시작되는 사람보다 유리하지요.
또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기다려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느린 쪽으로 확장하는 겁니다. 안좋은 타이밍에 솜주먹을 날리는 것보다 훨씬 유리한 타이밍을 잡을 수 있고, 순발력 차이로 확보할 수 있는게 몇 초인데 비해서 훨씬 더 넓은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다린다는 건 셋째로 좋은 타이밍을 잡는다는 효과를 갖습니다.

처음엔 은신하는 것에도 서툴러서 배경으로 피신하기까지 긴 시간 공격받을 겁니다.
냉정을 되찾고 주위를 파악하는 능력도 미숙해서 잘 되지 않을 것이고
좋은 타이밍을 잡는 능력도 미숙해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배경에 은신하는 능력이 발달할수록 적에게 공격받는 시간은 잠깐으로 짧아집니다.
주위 배경의 역학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개발되면 개발될수록
또 좋은 타이밍을 잡는 능력이 개발되면 될수록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타이밍을 잡아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것은 단지 수동적으로 굴복하는 것을 미화하는 말이 아닙니다. 무턱대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적의 레이더에서 벗어나고, 냉정을 되찾아 시야를 넓게 갖고, 좋은 타이밍을 잡기 위해 기다리는 겁니다.
기다리는 것은 정치적으로 이기는 방법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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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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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longlive.tistory.com/m/post/612 에서 이어짐.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문제들은 다양한 형태를 갖고, 그렇기에 각 문제의 해결 전략들도 다양한 형태를 갖는다.
그런데 그 다양한 문제들을 분류해보면 서로 비슷한 패턴을 갖는 것들이 많다. 가령 정치적 문제는 사람을 상대하는 문제이기에 유사한 패턴을 갖는다. 문제가 세부적으로는 각각 다르면서도 큰 형태에서 유사한 패턴을 갖기 때문에 이 문제들을 대하는 전략들도 큰 형태에서는 공통된 패턴을 갖게 된다.
이때 개별 문제에 대한 개별 전략들의 공통이 되는 패턴이 바로 그 문제들을 대하는 기본 자세/태도가 된다.

A라는 사람을 대하는 대인 전략과 B라는 사람을 대하는 대인 전략은 세부로 들어가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을 대하는 대인 전략의 공통이 되는 부분이 모여서 겸손한 자세 라든지 당당한 태도 라든지 하는 기본 태도를 만든다. 이는 예시로 든 정치적 문제만이 아니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인생을 대하는 좋은 태도에 이르기까지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모든 문제에 해당한다.

개별전략들은 개별 문제를 맞이한 다음에나 짤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태도이다. 좋은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본격적으로 문제를 대면하기 전에 평소 노력해야 할 지점은 좋은 태도를 파악해서 익혀놓는 것이다.

정치술을 연구하고 있다. 좋은 태도를 파악해서 익히는 것이 현재 해야 할 바이다.
무엇이 정치적으로 좋은 태도인지 생각할 차례이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을 흝어보다가 '좋은 태도는 전략에 우선한다'라는 부분을 읽고 내 방식대로 해석한 것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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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게임 제작자가 쓴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이라는 책이 있다. 그가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재미가 무엇인지를 나름대로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은 경험으로부터 특정한 패턴을 파악하고 그것을 학습한다. 물로 만들어진 파도무늬와 모래로 만들어진 사구의 파도무늬는 소재가 달라도 파도무늬라는 패턴을 공통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경험한 현상으로부터 패턴을 추출할 수 있는데, 사랑이니 정의니 자연법칙이니 하는 모든 관념은 이런 추출된 패턴에 해당한다.
사람은 경험으로부터 패턴을 해독해내서 발견하고 습득한다. 현상으로부터 패턴을 파악하는 것을 연구라고 한다. 전체 패턴을 해독하기에 유리하도록 사건의 일부를 관념화하는 것은 분석이고, 그 개별 관념들이 만드는 흐름에서 법칙을 찾는 것은 통찰이다. 분석에 사용하는 관념은 새로 만들거나 기존의 것을 배워서 사용한다. 관념을 새로 만들어서 이용하는 경우는 아무래도 드물고, 많은 경우에 기존의 관념들(언어로 이름 붙여져서 어휘가 된다)을 배워서 이용한다.
관념들이 엮여서 만드는 흐름중에서 법칙을 찾아낼 때에도 이 법칙은 논리와 인과 같은 기존에 알고 있던 법칙과 유사하기 일쑤다. 그래서 `세상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해 본 경험이 많을수록 흐름으로부터 법칙을 파악하는 능력인 통찰력을 갖기에 유리해진다.

라프 코스터는 패턴 학습의 과정이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숨겨진 패턴이 너무 어려워서 해독이 안되면 무의미한 노이즈와 마찬가지가 되고 패턴 습득이 일어나지 않아 재미가 없다. 패턴이 너무 쉬워서 이미 학습이 완료된 것이면 패턴 습득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 재미는 적당한 난이도에서 패턴을 파악하고 습득하는 과정이 일어날 때에 느낄 수 있다. 이는 게임의 재미 뿐 아니라 음악이나 미술을 '읽는' 재미에도 적용된다.
자기가 신봉하는 신념(권선징악처럼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이 스토리에서 재확인될때의 쾌감, 이미 깔려있던 복선으로부터 개연성있는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는 쾌감... 이런 것들로는 스토리의 재미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움이 없으면 재미가 없는 것도 재미가 패턴학습의 과정에서 생겨난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관련글
http://longlive.tistory.com/m/post/598
http://longlive.tistory.com/m/post/600
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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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에 둔재가 하나 있었다.
십년이 지나도록 기본 훈련을 벗어나지 못해서 십년째 충권 (지르기) 하나 밖에는 배우지 못했다.
하루는 후배들이 그를 두고 비웃었는데, 사부가 그걸 보고는 비웃던 후배들과 그 둔재를 대련시켰다.
후배들은 이런 저런 화려한 기술을 써가며 달려들었으나 둔재는 충권 단 하나만으로 그들 모두를 쓰러트렸다.
(전에 어느 만화책에서 본 것으로 내용이 다소 다를 수 있다.)

- 실전에서 효과적인 것은 다양한 기술이 아니라 무한 반복으로 연마한 하나의 기술이다.
상대가 정권지르기 하나뿐이라는 걸 알아도 막을 능력이 안되면 다 뚫린다.
그래서 하나의 기술을 연마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을 이긴다.
하나를 깊이 연마하는 것은 드라마틱한 효과를 낸다.
'~~를 책으로 배웠습니다'가 통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연습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기술이 되면 또 하나의 면이 존재한다.
-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하는 허를 찔러야 한다.
소림사 둔재의 이야기처럼 서로 기량차가 나면 알아도 못막는다.
문제는 중요한 대결일수록 서로 엇비슷한 사이에서 겨루게 된다는 점이다.
서로 자기 수를 연마한 수준의 사람들끼리는 상대의 허를 찔러서 자기 수를 더 효율적으로 꽂아 넣는 쪽이 이긴다.

연마 숙달한 하나의 기술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 이 두가지는 상충되는 면이 있다.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한 두가지 뿐인데 상대의 예상을 피해 허를 찔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 두가지 요소를 충족하기 위해 흔히 쓰이는 방법이 '내가 연마한 수가 무엇인지 상대방이 모르게 하고 나는 상대의 수를 아는 것'이다.
이때부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정보전이 중요해진다.
하나의 기술을 연마하지도 않은 사람 간에선 별 의미가 없던 정보전이 (연마한 게 없어서 어떤 변덕을 부릴 지 선택지가 넓고, 어차피 어떤 선택을 하든 숙달된 한 수로 뚫을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선택보단 내 숙달이 중요하다) 각자 자기 수를 연마하는 어느 레벨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점점 더 중요해진다.

바꿔 말하면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통하는 기술 하나를 연마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연애도 정치도 일상에서 접하는 것은 아마추어 간의 만남이지 프로패셔널한 고수와 경쟁할 일은 드물기도 하거니와, 만나도 피해가는 게 최선이고 충돌하면 어차피 못 이긴다.
정보전이 중요해지는 건 나중이다. 어설프게 다양한 기술을 익히는 것은 하나를 숙달하는 것보다 효과가 낮다.

연애술을 예로 들어보자.
연애술을 배우겠다고 다양한 기술을 섭렵하는 것은 실제론 아무 쓸모가 없다.
하지만 똑같은 코스 똑같은 데이트를 하는 소개팅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 물 흐르듯 능숙하고 감동적인 데이트를 만들어서 굉장한 효과를 낸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이 감동적인 데이트가 '여자 꼬시는 코스'라는 걸 알아버리면 그 땐 감흥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서로 기량차가 나면 이게 준비된 재주라는 걸 알아도 넘어갈 수 밖에 없지만.

정치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정치력을 발휘하는 모든 기술을 알아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기술을 다 익히는 사람도 없거니와 결국 통하는 건 잘하는 한 두가지를 숙달해서 활용하는 것이다.

나는 반복에 내성이 강해서 덜 지치며, 미묘한 발전을 감지해서 반복을 통해 심화하기에 강점을 갖는다.
그 강점을 살려 무엇을 익힐 것인가?
이는 태도에 대한 글로 이어진다. http://longlive.tistory.com/m/post/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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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 서적을 읽기에 앞서 정치에 대해 내가 파악한 것을 일차적으로 정리해봤다.

정치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슈퍼히어로물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최근 들어 슈퍼히어로물이 인기다. 나같은 사람이나 좋아하던 마이너 컨텐츠가 이젠 가장 메이저한 컨텐츠로 팔리고 있다. 사람들이 살기 힘들어져서 구원해줄 영웅을 찾는건가 싶다.

슈퍼히어로는 본질적으로 정치의 반대편에 있다.
정치는 비슷비슷한 힘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인대 만인의 투쟁을 하면서
자기 혼자 힘으로는 이겨나가기 어려울 때에
자신이 공격의 타겟이 되는 것을 피하면서 주위의 힘을 이용해서 자기 적을 이기기 위해 발생한다.
적과 아군이 유동적일수록, 그리고 구성원들의 힘이 엇비슷할수록
정치는 위력적인 수단이 된다.
현실에서 정치가 중요해지는 이유는 개인의 힘이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한명이 고만고만한 열명을 못당해낼때엔 정치의 능력이 싸움의 능력보다도 큰 위력을 내지만,
다수의 평범한 사람으로 초능력자 한명을 못당해내는 세계에선 정치력보다도 강력한 싸움 능력이 관건이 된다.
슈퍼히어로는 다들 비슷비슷한 힘을 가진 사람들 틈에서 혼자 특별한 힘을 가지는 개인이다.
군경으로 잡을 수 없는 확실한 적인 슈퍼 빌런이 있고 그런 슈퍼 빌런을 슈퍼 히어로만이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라면 정치는 쓰일 일이 없다. 그래서 과거의 슈퍼히어로물에서 정치가들은 '탁상공론을 늘어놓는 허수아비 같은 늙은이들'이었고,
히어로물은 히어로의 존재를 빌어 '말만 떠드는 걸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며 정치를 탁상공론으로 비하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의 히어로물은 좀 분위기가 다르다.
웹툰 덴마를 봐도 그렇고 캡틴 아메리카 포함 어벤저스의 세계를 봐도 그렇고,
요즘 슈퍼히어로물에선 '돈과 정치력을 쥔 늙은이'들이 슈퍼 히어로 급 내지는 그 이상의 위상을 가지고 등장한다.
또한 악당 최종 보스도 강력한 전투력을 지니는 게 아니라 강력한 정치력을 쥐고 등장한다.
이건 독자와 작가를 포함해서 세상 사람들이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전면에서 싸우는 놈보다도 강력한 정치력을 가지고 뒤에서 싸우는 놈이 더 무섭다는 걸 느낀 탓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
전면에서 전투력을 발휘해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는 이기기 위한 기술이다.
적도 될 수 있고 동지도 될 수 있는 고만고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이 공격의 타겟이 되는 것을 피하면서
적이 되었을 경우엔 주위와 힘을 합쳐서 계속해서 이기기 위한 기술이다.
정치 기술이란 전투 기술과 동급 선상에 있는 기술, 일종의 싸움 능력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치의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정치적으로 싸우는 것의 기본은 내가 적대할 사람을 줄이고 내 적이 적대할 사람을 늘리는 것이다.
전면에서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과 정치적으로 싸우는 것은 방식이 다르다.
전면에서 싸울 때엔 상대를 제압해서 이겨야 한다. 무력다툼이라면 때려눕혀야 하고 전면에서 이기기 위한 말싸움이라면 논리적으로 논파하거나 기세로 찍어 눌러야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싸울때는 지지만 않으면 된다.
정치적으로 이기기 위해서라면
앞에서 으르렁대며 싸우는 것보다도 중요한 게 '저 자가 무리한 짓을 하고 있다'라는 인식을 주위의 사람들에게 공유시키는 것이다.
무리한 짓이란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도리나 권한을 벗어난 억지, 나쁜 짓, 이론상으론 옳지만 현실에 통하지 않을 답답한 짓 등.
이는 내 적에게 적대시할 사람을 늘리기 위함이다.
정면에서 싸우고 져서 그가 강자라는 인식을 유포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동정심을 자극받아 움직이는 사람보단 강자의 편에 서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지더라도 잘 지는게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피치못하게 적의 주장을 수용해야할 상황이 되더라도 내가 온 힘을 다해 싸우다 내 적이 강력해서 진게 아니라 내 적이 대단히 무리한 생떼를 고집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의 무리한 생떼에 맞서 주위 다른 여러사람들의 협조를 구하며 공동 전선을 짠다.
지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싸우지 않는 것이다. 정면으로 맞부딛쳐 싸우지 않으면 지지 않는다. 가령 언쟁을 회피한다든지 하는 것은 앞에서 지지 않고 정치적으로 이기기 위한 방법이다.
내가 지지는 않으나 그는 무리한 짓을 하는 생떼쟁이다 라는 인식을 유포하여 그의 적을 늘리면 그는 결국 힘의 차이를 느끼고 위협감을 느껴서 스스로 얌전해지거나, 혹은 내 쪽이 충분히 강해졌을때에 (내가 굳이 전면에서 싸우려하지 않아도.) 그 자를 상대로 일선에서 싸우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와서 그를 지게 만든다.

싸움의 기술은 다양하다.
일단 기본기로는 근력을 기르는 방법이 있고, 내 근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맨손 권법이 있는가 하면 또한 각종 무기를 다루는 기술이 있다. 언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도 전면에서 이기기 위한 싸움의 기술에 해당한다.
정치적으로 이기기 위한 기술도 마찬가지로 다양하다.
예를들면,
-기억은 선명한 증거에 지배된다. 지금 갈등에서의 적이 나중에 다른 갈등에선 이용가능한 힘이 될 수 있으므로 다툼의 흔적을 선명하게 남기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어차피 앞에서 싸우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기는 데에 꼭 필요한 건 아니니 전면에서 많이 싸울 필요 없다.
-나보다 높은 사람을 다룰 때엔 그의 경쟁자를 미는 걸로써 몰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나보다 아랫사람을 다룰 때엔 저 방법이 역으로 나보다 아랫사람도 나를 공격할 수 있는 방법임을 유념하자.
-어떤 사람과 소통하는 채널이 달라지면 그에게 전달할 수 있는 메세지도 달라진다. 내 입장을 전하는 채널을 통해 얘기하면 그를 내 편으로 포섭하기 유리하다는 점이 크다. 공적인 문서만을 채널로 갖는 것에 비하면 대면하여 사적인 말 반/공적인 말 반 섞을 수 있는 채널을 통해 말하는 것이 그를 포섭하는 데에 훨씬 유용하다.
-어지간해선 한편이 되도록 만드는 평소의 친분이나 혈연등을 심어놓는 것도 (부당하지만) 정치적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체급과 근력이 크게 차이나면 당해내기 어렵듯이 정치력에도 기본이 중요하다.
기본은 내 편을 늘리고 내 적을 줄이는 것이다.

요약하면 정치는 싸움의 기술이다.
평상시 : 내 편을 늘린다. 컨택할 수 있는 사람의 수와 컨택할 수 있는 채널을 늘려 놓는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후에 갈등이 있을 때 갈등 상대방을 뺀 채로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 내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 관계로 만들고 유지한다.
다툼이 일어날 시 : 갈등의 대상을 정하고 그 대상과의 갈등에서 이기는 데에 힘이 되는 사람들을 파악하고 그가 내 편을 들도록 만들기 위해 정치 기술을 사용한다. 앞에서 이기려고 싸우기보다는 지지 않는 방식으로 싸우고, 저 자가 무리한 짓을 하는 자임을 부각시켜 주위에 보여준다. 주위를 포섭하는 데에는 특정 채널을 통해 내 입장을 설득하고 내 편이 될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정면에서 적의 입장을 논파할 필요는 없다.

정치는 정정당당한 1:1의 힘 겨루기 대신 다수를 모으면 이긴다는 것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만인지적은 이만명 모아서 치면 이긴다'는 방식이기에 정정당당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인간 사회내에서는 모르면 위험할 정도로 대단히 강력한 기술임에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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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재능중 가장 유용한 것은 패턴 파악을 잘한다는 것이다.
전체 사건의 일부들을 관념화하여(=분석) 그 개별 관념들이 만드는 흐름에서 법칙을 찾는 것(=통찰)은 유용한 능력이고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이걸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관념화를 잘하려면 관념을 다루는 데에 능숙해져야 한다.
관념을 다루는 데에 있어 책을 읽는 것은 가장 보편적인 훈련법이다. 문자가 갖는 매체의 한계로 인해 책에서 내용을 추출하는 과정은 관념을 많이 아는 것과 관념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 등으로 관념을 다루는 훈련이 된다.
오늘 뭐했는지 스토리를 리텔링하는 것도 유효하다. 내 경험상 언어는 `선`의 느낌이다. 사건을 이야기로 전할때에는 사건을 전체 뭉치로 놔둔 상태로는 전달 할 수 없다. 내가 겪은 것이 평면이라고 한다면 그걸 이야기로 전달하기 위해선 평면위를 지나는 (칠하는) 선으로 이야기해줘야 상대가 이해한다. 핵심을 취하면서 입체적인 사건을 체계적으로 칠하는 선을 이야기하는 능력은 스토리리텔링을 통해 훈련될 것이다.
분석에 사용하는 관념은 새로 만들거나 기존의 것을 배워서 사용한다. 관념을 새로 만들어서 이용하는 경우는 아무래도 드물고, 많은 경우에 기존의 관념들(언어로 이름 붙여져서 어휘가 된다)을 배워서 이용한다.
관념들이 엮여서 만드는 흐름중에서 법칙을 찾아낼 때에도 이 법칙은 논리와 인과 같은 기존에 알고 있던 법칙과 유사하기 일쑤다. 그래서 `세상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해 본 경험이 많을수록 흐름으로부터 법칙을 파악하는 능력인 통찰력을 갖기에 유리해진다. 하지만 현실은 복잡한 문제라서 단지 경험하는 것 만으로는 그 흐름의 법칙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지나가기 쉽다. 아이가 맞이한 상황을 통찰하여 풀이하는 예시를 보여주는 것은 풀기엔 너무 어려운 문제의 난이도를 낮춰서 훈련이 되는 수준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를 요약하면 책읽기/책과 생활에 대한 스토리리텔링 받기/아이가 해준 이야기를 통찰해주는 피드백의 세가지 훈련법이 나온다.

관찰력은 패턴파악 능력의 기초가 된다. 내가 예전에 개미집이나 돌아가는 세탁기를 질리지 않고 관찰하곤 했었던 게 훈련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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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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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네이버 웹툰 송곳을 봤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2922&no=14&weekday=tue

"어차피 몇년 지나면 입장 바뀔 거 지금은 그냥 져줘요. 가드 꽉 잠그고 대가리 팍 숙이고."
웹툰 송곳 1-13화에서 부장과 갈등을 빚는 주인공 이수인에게 조언자 김과장은 권투에 비유해서 '기다려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주인공 이수인은 그런 김과장의 조언에 대해
'지겹다. 강제된 선택지에 시시한 통찰을 덧칠해서 마치 새로운 답인양 떠들어대는 어른인 척 하는 어른들의 하나 마나한 조언들'이라고 평한다.
이 다음화인 1-14화에서 이수인은 자기 직계 보스인 점장에게 철저하게 당하고, 잘난척 조언하던 김과장을 향해 '이제 어떡할까요? 이제 뭘하면 됩니까?'라는 시선을 날린다.
김과장은 말 못하고 외면한다.

내가 웹툰 송곳을 본 것은 아래 글을 쓴 바로 다음 날이었다.
[이 글의 댓글로 달음] http://longlive.tistory.com/599#comment13308977
만화속 김과장이 해준 권투 얘기는 그 전날 내가 했던 조언과 완전히 같은 말이었다.
'괜히 빤한 밑천 내밀어봤자 소용없으면 그런게 쌓여서 점점 더 똥이 되고 점점 더 차별의 피해자가 됩니다. 모르겠으면 기다려요. 항상 쎈 사람 없습니다.'
'일단 내 직속 보스는 무조건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해요. 가령 대학원생이 교수님이 싫은데 까는 법 같은 건 전 모릅니다.'

나는 '조언자 김과장'의 눈을 통해 주인공 이수인을 봤다.
김과장은 부조리의 음지를 피해가는 법을 말하고 있었고
이수인은 부조리의 한복판에 스스로 들어가서 부조리를 없애는 법을 찾고 있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른 김과장의 조언은 이수인에겐 '지겹다. 하나마나한 조언들'이 되었다.
하지만 의문이다.
이수인이 옳을까?

부조리에 빠지나 물에 빠지나 위험에 빠진 사람의 행동은 유사하다.
부조리를 물웅덩이에 비유해보자.
물에 빠져 죽는 일을 피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물에 빠지지 않도록 웅덩이를 피해가는 방법
-물에 빠졌을 때 거기서 빠져죽지 않고 헤엄쳐 나오는 방법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방법
-웅덩이를 매꾸거나 주위에 철책을 쳐서 위험을 예방하는 방법
이 방법들은 각각 서로 다르다.
발밑에 웅덩이를 살피며 걷는 방법을 빠진 다음에 헤엄쳐 나올 때 쓸 수 없고,
철책을 쳐 위험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수 없다.
이수인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기가 물에 뛰어든 후 그 안에서 사람도 구하고 물웅덩이도 없애버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래서 그에겐 웅덩이를 피해가는 방법이 지겹고, 시시하다.
하지만 과연 그게 맞는 노력인가.
회의적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때엔 '섣불리 들어가지 말고 줄을 던지거나, 뒤로 돌아가서 때려서 기절시키고 뒷머리채를 잡고 끌고 나오라'는 규범이 있다.
구조자의 안전과 빠진 사람의 생명을 위해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에 빠진 사람이 안타깝다고 적절한 방법을 따르지 않고 뛰어들기만 하면 같이 빠져 죽는다.
규범은 '수영을 잘하는 사람 조차도 물에 빠진 사람이 본능적으로 휘두르는 손에 맞거나 혹은 붙잡고 놓지 않아서 구하려다 빠져죽을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 "네 혈육이 빠졌다면 침착하게 밧줄이나 찾고 있겠느냐"고 지적한다면, 그 말이 사실일 것이다.
남이니까 침착하지 혈육이 빠지면 이성을 잃고 뛰어드는 것이 인지상정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가장 올바른 방법으로서 규범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냥 뛰어들면 둘 다 죽는다. 규범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더 나은 기술의 문제다.

물웅덩이 대신 부조리를 대입해도 같다.
당장 물에 빠진 사람 구하는 것과 위험한 웅덩이를 예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 것처럼
부조리를 없애는 방법으로 당장 부조리에 빠져 있는 사람을 구할 수 없고
부조리에 빠져있는 사람을 구하는 방법으로 부조리 자체를 없앨 수도 없다.
이수인은 저 두가지중 무엇을 더 하고 싶었던 걸까?

이수인 같은 사람들이 있다.
평소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잘 친해지지도 못하면서 올바르지 않다는 것 앞에서 묻혀지내지 못하는 류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작중 이수인은 '친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게 아니라, 반대로 '부조리로부터 구하기 위해서 그들과 친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작중 이수인의 스승격인 노무사는 '당신이 구한 사람은 이상적인 피해자가 아니라 냄새나는 그저 사람'이라는 것을 알라고 가르친다.
난 그런 이수인에게 '당신은 뭘 하고 싶은 거냐'고 묻고 싶다.
"당신은 잘 친해지지도 못하는 눈 앞의 남을 불행으로부터 구하고 싶은 겁니까?
아니면 세상에 이런 부당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겁니까?"

이수인이 원한 것이 사람을 구하는 것인지 부조리를 없애는 것인지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만약 그가 원한 것이 부조리를 없애는 것이라면 그는 자기 의도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위험 예방을 위해 웅덩이를 없애거나 철책을 치거나 구명조끼를 비치하는 건 웅덩이 바깥에서 할 수 있는 일이지 빠져있는 피해자가 할 일이 아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할 일은 살아서 나가는 거고, 물에 빠졌는데 나오지 않으면 빠져 죽기나 할 뿐이다.
부조리에 빠진 채로 부조리를 예방한다는 건 무모한 생각이다.

웹툰 송곳은 이렇게 말한다.
'분명 하나쯤 뚫고 나온다.
가장 앞에서 가장 날카롭다가
가장 먼저 부숴져 버리고 마는
그런 송곳같은 인간이.'
송곳의 세계에서 이것은 슬픔인 동시에 희망의 메세지다.
'참지 못한 의인이 일어설 것이다. 분노한 의인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 의인들은 죽을테지만...'이므로. 그래서 그것은 희망인 동시에 비애의 메세지가 된다.
하지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러 들어간 의인들의 시체로 강이 매꿔질지도 모른다는 꿈은 희망을 가장한 절망에 불과하다.
이렇게 송곳을 하나씩 부숴먹으면 희망은 없다.

송곳 1-7화에서 이수인은 자기를 다독여준 훈육관을 두고 '그는 어쩌면 가장 교활한 형태의 체제 수호자 였을지도 모른다'고 회상한다.
폭발해야 할 압력을 살살 달래서 조금씩 빼줌으로써 체제가 유지되도록 해주는 존재는 역설적으로 악을 계속되게 해주는 존재가 아니냐는 의미에서 '교활한'이라는 표현을 썼다.
주인공이 투사가 되기 위해 피해자가 되기를 자청하는 웹툰 송곳에서 체제란 부조리를 비호하는 원흉처럼 그려진다.
이 관점에선 투쟁으로 체제를 깨면 부조리가 없어지기라도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사람이 체제와 조직없이 살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조직 없는 개인은 다른 조직에 더 힘든 조건으로 흡수될 뿐 결코 '조직없는 개인'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조직이 깨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문제는 어지간한 부조리보다도 중요한 생존의 문제가 된다.
부조리한 체제를 비호하는 기득권이란 말은 잘못된 구도를 만들었다. 조직에서 생존을 조달하는 모든 개인은 자기 조직이 깨지면 잃을 게 많다.
부조리를 고치겠다며 체제를 위협하면 처음엔 잃을 게 없을 줄 알고 우호적이던 개인들이 투쟁이 구체적이 될수록 점점 더 잃을 게 있는 기득권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한다.
적의 적을 늘리고 내 편을 늘려야 할 싸움에서 그런 모든 개인을 적으로 돌린 채로는 그 어떤 좋은 의도라도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기다려야 한다.
약할때 앞에서 싸우다 지지 마라.
지금 뛰어들면 운이 좋아서 특별한 한 사람을 구할 수는 있어도
그걸로 불특정한 사람을 위해 부조리를 고치는 것을 기대하진 마라.
당장은 부조리에 빠지지 않기 위해 발밑을 조심하고
운이 나빠 한발 빠졌다면 더 빠지지 말고 헤어나올 길을 찾아라.
기다리면서 내 편을 늘리고 기다리면서 내 적의 적을 늘려라.
내가 상대하는 적은 이상적으로 절대적인 힘을 가진 자가 아니다. 성급히 자포자기해서 몸을 던지지 마라.
기다리면 힘이 길러지고 힘이 길러지면 내 힘과의 균형이동으로 인해 없던 기회조차도 만들어진다.

약하면 기다려라. 가드 꽉 잠그고. 되도 않는 잽 날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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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크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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